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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카카오게임즈 청약…동학개미에 빛 좋은 개살구?

청약 증거금 58.6조 역대 최대…1억 청약 투자자 5주 배정
당국, 공모주 제도 개선 시사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20-09-02 17:51 송고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 및 계좌 개설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9.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 및 계좌 개설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9.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 중 하나인 카카오게임즈가 공모주 역사를 새로 썼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청약 기간 무려 6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몰리며 '쩐의 전쟁'을 방불케 했다.

2일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1∼2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한 결과 320만주 모집에 48억7952만4920주가 몰리며 1524.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58조5542억9904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 청약 당시 세운 종전 기록인 경쟁률 323.02대 1, 증거금 30조9889억원을 넘어섰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1546.53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KB증권이 1521.97대 1, 삼성증권이 1495.40대 1로 집계됐다. 어느 때보다 높은 경쟁률로 1주를 청약받기 위해 내야 하는 증거금은 무려 1800만원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천문학적인 수준의 돈이 몰린 것은 SK바이오팜의 '로또 흥행' 이후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이후 이루다(3039.55대 1), 영림원소프트랩(2493.57대 1),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1727.11대 1), 셀레믹스(1175.45대 1), 미투젠(1010.86대 1) 등의 공모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또한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대어'가 상장되면 최소 공모가의 2배에 달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팽배한 것도 공모주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성장성이 담보된 공모주의 경우 주식과 달리 어느 정도의 '확정 이익'을 담보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역시 상장 당시 시초가는 공모가(4만8000원)의 200%인 9만8000원로 결정됐고, 거래 첫날 종가는 12만74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모가에 주식을 배정받은 투자자는 상장 첫날 1주당 약 8만원의 이익을 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1500대 1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1억원의 증거금을 낸 투자자라도 5주 정도의 주식만 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영끌'을 통해 공모했다 하더라도 실제 투자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자는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서라도 카카오게임즈에 청약을 하려고 했으나 방문했던 증권사 지점에서 직전 고객들이 수억원 대의 청약 증거금을 내는 것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일반 공모주 청약 제도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공모주 청약 시장이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불리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 주식 수는 총 1600만주(3840억원) 규모지만, 이 중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5분의 1 수준인 320만주다.

일반 배정 물량이 적기에 현행 제도로는 많은 청약 증거금을 낸 고액자산가들에게 유리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공모주 청약시 소액투자자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제도 개선을 시사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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