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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기안기금 1호 유력...항공·해운 물류기업 촉각

물류산업 우선 지원 의지…옛 한진해운 사태 학습효과
해운 1분기 버텼지만…물동량 급감 계속 '지원' 필요성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20-06-04 06:00 송고
올해 4월 HMM이 투입한 알헤시라스호. 2만3964TEU급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다(뉴스1DB)© News1
올해 4월 HMM이 투입한 알헤시라스호. 2만3964TEU급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다(뉴스1DB)© News1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1호 지원 대상으로 대한항공이 유력해지면서 물류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수출 및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물류 기간산업 우선 지원 의지를 보여줘서다. 대한항공 우선 지원이 유력한 만큼 항공과 해운 부문 기업을 중심으로 기안기금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옛 현대상선)은 이날 기안기금 운용위원회 첫 회의 결과를 보고 기금지원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 특성상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 여파를 어느 정도 방어했으나 물동량 급감이 계속되면 기업 생존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해운업 역시 항공과 동일한 물류산업이지만 업황 특성이 달라 코로나19 여파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웠던 게 사실이다. 이동제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여객 수송에 대부분 의존하는 항공과 달리 매출 비중이 화물에 몰려 있어서다.
일종의 동맹관계인 얼라이언스 회원사간 협력으로 운임 방어를 할 수 있다는 점도 1분기 코로나19 위기를 넘기는데 도움이 됐다. 물동량이 줄면 글로벌 해운동맹들이 선박 투입을 줄여 운임 하락을 저지하는 식이다.

실제 지난달 기준 운항을 중단한 컨테이너선은 사상 최대치인 265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달했다. 해운동맹들이 선박투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치킨게임을 방지한 것으로, 덕분에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800 중반선을 지켜왔다.

다만 이같은 전략은 단기 처방이라는 점에서 물동량 감소가 계속되면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약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의 홍콩 보안법 입법 강행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미주와 유럽에 집중된 국내 해운업 특성상 양국간 갈등이 무역분쟁 심화로 이어지면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최근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디 얼라이언스 협력 본격화로 규모의 경제를 키운 HMM이 기안기금 지원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일단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다. HMM의 경우 기안기금 지정 업종 대상인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인 이상, 코로나19 영향 기업에 딱 들어맞아서다. 또 정부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대한항공에 지원하는 1조2000억원을 기금으로 이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대한항공에 투입되는 자금을 기안기금으로 대체한다는 의미로 수출 및 실물경제를 받치고 있는 물류산업 우선 보호 의지를 정부가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골든타임을 놓쳐 옛 한진해운 파산사태를 겪은데 따른 학습효과로 물류산업 보호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일한 국적 선사인 HMM을 중심으로 지원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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