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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美 마스크도 자급 못하면서 中과 관계 끊는다고?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0-05-15 10:34 송고 | 2020-05-15 17:19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자료사진 

마스크를 확보하기 위해 ‘해적질’까지 일삼는 등 마스크 하나 자급자족하지 못하는 미국이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코로나19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통제하지 못했다"며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복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모든 관계를 끊으면 5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할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면 ‘블러핑’(허세)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최근 코로나19 창궐로 마스크 등 의료용품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마스크 해적질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미국은 당초 프랑스로 가게 돼 있던 마스크를 빼돌린 데 이어 최근에는 독일로 가는 마스크도 가로채 국제사회에서 '마스크 해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3M사가 생산한 N95마스크 © 로이터=뉴스1 © News1 
3M사가 생산한 N95마스크 © 로이터=뉴스1 © News1 

미국 3M이 태국 공장에서 만든 마스크가 당초 독일로 가게 돼 있었지만 미국이 중간에서 가로챘다. 안드리아스 가이젤 독일 내무장관은 “현대판 해적행위다. 동맹에 대한 배신”이라고 맹비난했다.

현재 마스크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의료용품 또한 마찬가지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을 한 날 미국 하원에서 상징적인 청문회가 열렸다. 미국 마스크 제조업체 임원이 하원 청문회에 출석, 마스크 부족 사태에 대해서 증언한 것.

미국 텍사스주 소재 의료장비 제조업체인 ‘프레스티지 아메리텍’의 마이크 보웬 부사장은 이날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보건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비용 때문에 마스크 공급을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미국 하원의원들이 14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미국 하원의원들이 14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그는 "중국은 마스크를 한 박스당 1달러에 파는데 우리는 5달러에 판다. 중국산 마스크가 가격이 너무 싸 전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의 마스크 가격은 미국의 원가보다 싸다"며 "내가 인건비를 완전히 빼더라도 그 가격에는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스크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 정부가 마스크를 안보와 관련한 물자로 지정하고, 미국 병원에 국산 마스크 사용 의무화를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언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애나 에슈 하원 보건소위원장은 "의회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증언"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둔 우리 모두에게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이 없으면 마스크 하나 자급자족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이 시대의 삽화인 것이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초기, 유튜브에서 ‘중국 물건 없이 살아보기’라는 영상물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유튜버들이 앞다투어 이같은 영상물을 제작했다. 대부분이 중국 제품 없이 살기는 불가능하다 것이 결론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경고는 그만큼 미국이 중국에 화가 많이 나 있으며, 향후 대중 공세가 가차없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겠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터.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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