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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방역 향한 중대고비 '부활절 주일'…현장예배로 균열 우려

서울시내 교회 2000여곳 현장예배로 진행 관측돼
전문가 "아직은 거리둬야"…교계 "참석자 적을 것"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한유주 기자 | 2020-04-12 06:00 송고 | 2020-04-12 08:54 최종수정
지난 4월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온라인 예배가 열리는 모습. 2020.4.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지난 4월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온라인 예배가 열리는 모습. 2020.4.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19일까지로 늘린 가운데 12일 부활절을 맞아 현장 예배를 하는 교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개신교회의 절반가량이 현장 예배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시민과 전문가 사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번 주말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 여부를 결론 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대적인 현장 예배로 인해 그동안 어렵게 지켜왔던 지역사회  방역체계에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12일 한국기독교언론포럼(한기언)에 따르면 헌금 납부 규모가 큰 전국 412개 교회 중 절반가량인 203곳(49%)이 부활절 예배에서 현장 예배(온라인 예배 병행 교회 포함)를 진행할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자체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6400여개 교회 중 지난 5일 현장 예배를 한 곳은 1914곳이었는데, 12일에는 전 주 대비 10%정도 늘어난 2000곳 가까이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 대형교회 중 부활절 현장 예배 방침을 세운 교회는 광림교회와 연세중앙교회 등이다.
부활절을 맞아 서울 내 교회 곳곳에서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대부분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겉으로 드러나는 추가 확진자 수가 줄어든 것처럼 보여 느슨해진 것 같다"며 "언젠가 다시 모여 예배할 수 있는 시점이 오겠지만 아직은 자제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정 숫자 이상의 사람이 모이게 되면 간격 유지나 환기, 방역 등 정부가 마련한 수칙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아직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신도들끼리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앉는다 해도 기도나 찬송을 부르며 튀긴 침방울(비말)이 공간에서 떠다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예배를 꼭 해야 한다면 교회 내 식사나 소모임 등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개신교회 절반가량이 현장 예배를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SNS 등을 통해 걱정스러운 심정을 털어놨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번 부활절이 코로나19가 부활하는 날이 될 수도 있다"며 "집에도 못 가고 헌신하는 의료진을 생각해서라도 집에서 예배를 봐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열 체크를 하고 떨어져 앉는다 해도 확진자가 늘어날 것 같다"며 "특히 교회에는 어르신이 많이 가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신자들의 온라인 예배 참석을 독려하는 글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출석 교회 목사가 '이번 주와 다음 주가 대규모 확산을 막는 고비'라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온라인 예배를 드리자 했다"며 온라인 예배를 권유했다.

다만 교계에서는 철저한 방역시행과 더불어 실제 현장 예배 참석자가 적다는 점을 이유로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교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고 방역당국의 방역지침이 내려온 뒤 교회 좌석 수가 평소의 12~17%로 줄었다"며 "2000석 규모의 교회도 350석 정도만 차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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