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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긴급대출' 수백명 몰리는데 하루 접수 인원제한 꼭 해야하나

재원 한계로 인원제한 불가피…"방식 개선 공감하지만 묘수 찾기 어려워"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 | 2020-04-03 16:37 송고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상대로 초저금리 대출이 시행된 1일 서울 강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북부지원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긴급대출 관련해 직원들에게 문의하고 있다. © News1 김정근 기자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상대로 초저금리 대출이 시행된 1일 서울 강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북부지원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긴급대출 관련해 직원들에게 문의하고 있다. © News1 김정근 기자

'소상공인 1000만원 긴급대출' 업무를 담당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각 지역센터별로 매일 접수 인원을 제한하는 것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접수 인원이 제한되면서 전날밤부터 줄을 서는가 하면 사흘 연속으로 센터를 찾았지만 접수조차 하지 못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소상공인들을 더 힘들게 만든다며 접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출을 담당하는 소진공은 물론 정부도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루 접수 인원을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 소진공은 긴급대출 자금이 총 2조7000만원으로 한정돼 신청을 한번에 다 받을 경우, 정작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이 도움을 받을 수가 없어 하루 접수 인원을 제한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소진공은 코로나19 피해로 아사직전인 소상공인을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신용등급 4~10등급을 대상으로 보증없이 연 1.5% 이율로 1000만원까지 대출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한때 전국 62개 소진공 지역센터에는 하루 총 1만여명의 소상공인이 방문하기도 했다. 센터당 160명이 넘는 사람이 찾은 것이다.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대구북부센터에는 하루 1000여명이 몰린 적도 있다. 

병목현상이 지속되자 지난 1일부터 소상공인은 출생연도에 따라 대출신청을 받는 '홀짝제'까지 도입했지만 상담창구 혼잡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하루 접수 인원을 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출을 원하는 소상공인의 신청을 한번에 받아 놓고 차례로 처리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서울남부센터의 경우 대략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50명 정도만 서류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하루 평균 160명이 센터를 찾는 것을 감안하면 3명중 2명은 그냥 발길을 돌려야 하는 셈이다. 온라인 예약 역시 하루 30명 선에 그치고 있어 이 역시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소진공은 대출 신청을 한번에 받아 마련된 재원을 단기간에 소진할 경우, 정작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이 대출을 못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소상공인들이 몰리다보니 매일 센터별로 상담 인원을 정해 대출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준비된 예산을 하루만에 소진하게 되면 앞으로 대출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에게는 줄 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신청을 당장 받지 못해도 재원이라도 있어 긴급자금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예산이 바닥날 경우 소상공인의 박탈감은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새벽부터 각 지역의 센터를 방문해도 접수조차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소상공인이 부지기수다. 자정부터 센터 앞에 앉아 무작정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부족해 업무처리가 오래 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소진공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증원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소진공에 따르면 전국의 소상공인은 630만명이고, 이중 직접대출 대상인 신용등급 4~10등급 비율은 30%인 189만명으로 파악된다.

현재 전국 62개 소진공 지역센터 직원 600여명 대부분은 본연의 업무를 제쳐두고 긴급대출 업무에만 매달리고 있다. 신용등급 4~10등급 전부가 긴급대출을 원한다고 가정해 볼 때 소진공 직원 한명 당 3000명이 넘는 소상공인을 상대해야 하는 셈이다. 

부족한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현재 각 지역센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뽑은 임시직 100여명 외에 지방자치단체, 지방중소벤처기업청 등의 인력이 투입돼 대출을 돕고 있다. 그 결과 대출 접수를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4배 이상(센터당 최대 100건)까지 끌어올렸지만 밀려드는 대출신청을 완벽히 소화하기에는 여전히 힘이 달린다. 

소진공 관계자는 "단기·지원 인력은 서류복사, 안내 등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라 더 이상 증원하는 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기재부와 정규인력 증원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여전히 대기 인원이 있지만 이제는 센터 밖까지는 줄을 서지는 않는 등 점점 병목현상이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honestly8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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