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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1500만배럴 감산설 실현 불가능한 이유"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20-04-03 07:43 송고 | 2020-04-03 11:18 최종수정
지난 2018년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념촬영 현장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맨 왼쪽),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맨 오른쪽) © AFP=뉴스1
지난 2018년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념촬영 현장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맨 왼쪽),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맨 오른쪽) © AFP=뉴스1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희망과 달리 쉽사리 끝나기는 힘들다는 업계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러시아가 최대 1500만배럴 감산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 러시아-사우디 감산 협상 가능성 :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MBS) 왕세자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것부터 사실이 아니라고 러시아가 반박했다.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민영 통신사 인테르팍스에 푸틴과 MBS 사이 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지난달 초 이후 양국간 감산 관련 협상의 시도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사우디측 반응은 다소 달랐다. 사우디 국영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러시아를 포함해 '석유수출국기구(OPEC)+'로 불리는 산유국 동맹의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그리고 이후 러시아도 에너지 장관의 발언을 통해 긴급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 사우디-러 최대 감산해도 350만배럴 :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대로 사우디와 러시아를 협상장으로 불러 올 수는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트위터처럼 최대 1500만배럴 감산은 아무리 계산해도 불가능하다고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적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2일 '하루 1500만배럴 감산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고 트럼프의 트위터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트럼프가 감산 단위를 일평균이라고 적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통상 쓰는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하루 1500만배럴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일일 생산 절반을 차지한다. 러시아는 이달 초 사우디와 협상에서 일평균 150만배럴 감산도 반대한 바 있다. 그렇다면 150만배럴의 10배에 달하는 1500만배럴의 원유를 줄이기는 불가능해보인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사우디는 일평균 산유량을 최대 300만배럴 줄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50만배럴 감산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렸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최대로 줄일 수 있는 감산량은 일평균 350만배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000만~1500만배럴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적했다.

◇코로나로 무너진 수요 붕괴 상쇄 불능 : 더 큰 문제는 아무리 감산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붕괴된 원유 수요의 회복을 논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OPEC를 이끄는 사우디가 아랍에미리트, 이라크뿐 아니라 비회원국인 브라질, 캐나다, 카자흐스탄, 노르웨이, 멕시코, 아제르바이젠까지 모두 설득해 감산해도 붕괴된 수요에 대응하기 역부족이라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적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달과 내달 글로벌 원유 수요는 일평균 3000만배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사우디와 러시아가 지난 4년 동안 이어온 감산에 무임승차했던 미국 셰일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언급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엑슨모빌, 셰브론을 포함한 7대 메이저 석유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날 예정이지만 이들에게 감산을 요청할 계획은 없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밝혔다.


kirimi9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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