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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1년 르포]안터져서 속터지던 5G?…올해는 다르다

②인구밀도 높은 서울 중심가에서도 기가급 속도 쌩쌩
아직은 답답한 인빌딩, 지하철…해법은 '공동구축'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김정현 기자 | 2020-04-01 06:55 송고 | 2020-04-02 08:05 최종수정
유동인구가 많은 여의도(왼쪽) 63빌딩 앞과 광화문역 일대에서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900Mbps 이상의 빠른 속도가 나왔다. © News11 강은성 기자
유동인구가 많은 여의도(왼쪽) 63빌딩 앞과 광화문역 일대에서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900Mbps 이상의 빠른 속도가 나왔다. © News11 강은성 기자

#1 항상 꽉 막힌 차들로 답답한 정체구간을 형성하는 종로2가 사거리를 지나는 순간, 5세대(5G) 이동통신 속도와 연결현황을 보여주는 '5G버스' 내부 전광판의 파란 그래프가 순간적으로 깜빡였다. 평균 300~400메가비피에스(Mbps)를 기록하던 속도도 순간적으로 100Mbps 안쪽으로 훅 떨어졌다. 하지만 5G 신호가 끊기진 않았다. 깜빡이던 순간은 1초가 채 되지 않는 시간. 그래프상으로 잠시 속도가 떨어졌음을 보여줬을 뿐, 실제 5G 서비스는 끊김 없이 연결되고 있었다. 

#2 서울 서초구 00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3세).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10 5G 모델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집에서는 5G 신호가 잡히질 않는다. 그가 선택한 5G 요금제는 5G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월 8만9000원짜리 요금제. 하지만 그는 마음껏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가 보는 갤럭시노트10 신호표시에는 5G 대신 LTE 서비스가 잡히는 날이 대부분이다. 
5G 서비스가 상용화 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5G 가입자들은 서비스품질과 제공범위(커버리지)에 불만을 나타낸다. 지난 2019년 4월3일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가 상용화 된 이후 이같은 문제제기는 끊이지 않았고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월28일 기준, 국내 5G 기지국은 첫 상용화 시점 대비 3배 증가한 10만8897국이 구축됐다. 

하지만 "제대로 터지지도 않는 5G에 속만 터진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어느 정도인지 이동통신 3사의 5G 스마트폰을 들고 직접 서울시내 곳곳을 찾아가봤다. 
서울 홍대 플레이그라운드 인근 광장에서 벤치비로 측정한 SK텔레콤의 5G 속도 © News1 김정현 기자
서울 홍대 플레이그라운드 인근 광장에서 벤치비로 측정한 SK텔레콤의 5G 속도 © News1 김정현 기자

◇야외에선 1Gbps 육박하는 속도…이동중에도 끊김 NO

서울과 수도권의 실외 5G 기지국은 사실상 구축 완료 단계라는 것이 이통3사의 설명이다. 속도 측정은 스팟(특정장소)에 따라 핑(통신망에 일시적으로 부하를 발생시키는 신호)을 보내 속도를 측정하는 '벤치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다. 

3사 모두 야외에서 5G 속도를 측정했을때 최저 500메가비피에스(Mbps)에서 최고 1기가비피에스(Gbps) 수준의 속도를 보였다. 1Gbps 안팎에 달하는 이 속도는 이통3사가 구축한 5G 주파수 대역 3.5기가헤르츠(㎓)에서 낼 수 있는 최대치의 속도다.

평일 오후 광화문과 강남역, 퇴근 시간 무렵의 홍대입구와 여의도 인근에서 각각 속도를 측정했는데 퇴근시간대 데이터트래픽이 급증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5G 트래픽은 최대 1Gbps를 기록하는 등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KT의 5G버스에서 종로2가 일대를 이동하며 5G 서비스 품질을 측정한 모습 © News1 강은성 기자
KT의 5G버스에서 종로2가 일대를 이동하며 5G 서비스 품질을 측정한 모습 © News1 강은성 기자

스팟성 측정 방식인 벤치비에 이어 이번엔 KT가 자체 개발한 실시간 속도 측정 프로그램 KDM(Korea Diagnostic Monitoring)을 탑재한 KT의 5G 버스(K포스원)에 탑승해 광화문 일대와 종로2가까지 버스로 이동하며 실시간 5G 이동속도도 측정했다. 

그 결과 이동중 5G 속도는 야외에서 측정했을때보다 다소 낮은 300~450Mbps가 찍혔다.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의 신호전달(핸드오버) 과정에서 약간의 지연현상(딜레이)이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T 측은 "이동통신 속도와 품질은 한 자리에서 측정하는 스팟성 측정보다 이동상황까지 모두 관찰할 수 있는 품질측정이 중요하다"면서 "광화문과 종로1, 2가 일대는 교통정체가 심하고 실시간 내비게이션 사용 등 데이터 트래픽도 많아 기지국 속도가 약간 저하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중 속도가 다소 낮긴 했지만 야외 품질은 '합격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문제는 실내-지하 "아예 5G 신호가 잡히지도 않아" 

하지만 이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은 야외가 아니라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실내'다.

속도 측정 과정에서 찾아간 대부분의 '실내'는 5G 서비스가 되지 않고 LTE 신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광화문 직장인들로 항상 붐비는 서울 종로구 D타워 내부에선 5G 신호가 잡히지 않고 LTE 신호만 잡혔다. 

5층짜리 건물인 서울 종로구청 내부에서도 LTE 신호만 잡혔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모형이 전시돼 있는 광화문광장 지하 문화체험 공간에서도 5G 신호는 찾아볼 수 없었고 LTE로만 연결됐다. 

다만 2~3층 '꼬마빌딩'이나 큰 건물이라 하더라도 낮은 층의 유리창 쪽으로 가까이 가면 5G 신호가 간간이 잡히기도 했다. 

이는 실내 중계기 구축률이 국내 전체 빌딩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5G 신호는 직진성이 강해 기지국에서 쏜 전파가 실내에 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기지국 신호를 받아 건물 내로 증폭해 줄 '실내중계기' 설치가 필수다.

우리나라의 총 건물 수는 약 1000만개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통3사가 실내 중계기를 설치한 건물은 1만개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꼬마빌딩 등에서 5G 신호가 잡히는 것은 실내 중계기가 구축됐기 때문이 아니라 바깥의 실외 기지국에서 쏜 전파를 받았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지하'다. 대다수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이나 주요 건물 지하주차장에도 실내 중계기 설치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 역시 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현실 때문에 5G 가입자들은 "안 터져서 속터진다"는 외침을 반복하고 있다. 

홍대입구 한 영화관 실내에 구축된 5G 중계기 모습 © News1 김정현 기자
홍대입구 한 영화관 실내에 구축된 5G 중계기 모습 © News1 김정현 기자

이통3사는 지난해 말까지 1만개 수준의 실내 중계기를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계획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실내 중계기 구축을 위한 투자비용과 장비, 인력 등 모든 것을 준비했지만 정작 건물 입주사나 건물주와의 협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된 최근에는 아예 건물내 외부 인력 진입을 금지하는 빌딩도 많기 때문에 실내 중계기 구축은 당초 계획보다 더 늦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실내 중계기 구축은 이통3사가 모두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실내 구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 사람이 많이 몰리는 다중이용시설과 지하철 등을 중심으로 이통3사가 공동으로 실내 중계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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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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