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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분향 막아선 '천안함' 유족… "누구 소행인지 말해달라"

故민평기 상사 모친 윤청자 여사, 문 대통령에 다가와 하소연
문 대통령 "정부 공식입장에 조금도 변함 없다" 설명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20-03-27 15:45 송고 | 2020-03-27 16:12 최종수정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7일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 뒷편에 비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윤청자 여사.(국가보훈처 제공) 2020.3.27/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7일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 뒷편에 비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윤청자 여사.(국가보훈처 제공) 2020.3.27/뉴스1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유족 중 한명이 분향을 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을 막아서며 "맺힌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천안함 46용사'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인 윤청자(76) 여사는 27일 기념식에서 분향을 하려던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대통령님 이게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며 하소연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자 당황한 표정을 짓던 문 대통령은 이내 "정부의 입장은 같다"고 설명했다.  

윤 여사는 "그런디요(그런데요), 여적지(여태까지의 사투리) 북한 짓이라고 진실로 해본 일이 없어요. 그래서 이 늙은이 한 좀 풀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정부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다시한번 말했다. 천안함 피격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설명한 것이다.  
윤 여사는 "지금 다른 사람들이 저더러 말할 때요, 이게 어느 짓인지 모르겠다고, 대한민국에서 하는 짓인지 저기인지 모르겠다고 그러는데 제가 가슴이 무너져요. 이 늙은이의 맺힌 한 좀 풀어달라. 대통령께서 이것 좀 꼭 밝혀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걱정하시는 거 저희 정부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윤 여사가 자리를 떠나자, 문 대통령은 다시 예를 갖춰 분향을 마무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2020.3.2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2020.3.27/뉴스1

윤 여사는 2남1녀를 두었으며 민 상사는 막내아들이다. 

비옷을 입은 윤 여사는 아들을 떠나보낸 지 3개월 만인 지난 2010년 6월 고인의 사망보상금 중 1억원을 성금으로 기부한 바 있다. 당시 윤 여사는 수표 1억원짜리와 함께 쓴 편지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안보만큼은 하나 된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했었다.

해군은 윤 여사의 성금 1억원을 포함해 5억원을 들여 K-6 기관총 18정을 구입, 2함대 초계함 9척에 2정씩 장착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3·26 기관총'으로 이름지었다. 윤 여사는 2011년 3월 열린 '3·26 기관총' 기증식에서 이 기관총을 잡고 오열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취임 이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무력 도발로 서해에서 희생된 55인을 기리는 날로, 올해 5회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엔 베트남 순방, 지난해엔 대구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 참석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선 북한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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