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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선 '악마의 눈'으로 불운을 막는다

터키문화관광부, '나사르 본주' 숨은 이야기 소개
터키여행 시 꼭 사와야 한 필수 기념품으로 알려져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0-03-22 05:40 송고
나사르 본주. 픽사베이 제공
나사르 본주. 픽사베이 제공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행사가 한 테마파크에서 열렸다. 달집태우기는 생솔가지나 나뭇더미를 쌓아 '달집'을 짓고 불을 놓아 액을 막고 복을 기원하는 풍습이다.
전 세계에서는 '달집태우기'처럼 불운을 막기 위한 부적이나 제사가 행해진다. 터키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나사르 본주'(Nazar Boncuğu)도 이 가운데 하나다.

터키문화관광부는 '악마의 눈'으로 불리는 '나사르 본주'(Nazar Boncuğu)에 대한 뒷 이야기를 소개했다.

나사르 본주는 악마의 눈이라는 별명 때문에 불운을 상징한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터키 사람들에겐 불운들을 막아주는 부적 역할을 한다.

'나사르'는 '눈' 또는 '보다'라는 뜻의 아랍어 단어에서 유래했다. '본주'는 터키어로 '구슬'이라는 뜻이다. 나사르 본주를 살펴보면 바깥은 파란색 유리로 만들어지고, 안쪽은 흰색과 검은색 등의 크기가 다른 동심원으로 채워져 꼭 커다란 눈처럼 보인다.

기원전 30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는 오시리스(Osiris) 신의 눈이 보호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는데, 나사르 본주와 같이 수호를 상징하는 눈 모양 기호의 기원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미신처럼 '악마의 눈'은 질투나 시기 등이 담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미하며, 불행을 가져다주는 일종의 주문이라 여겨졌다.

터키 사람들이 불행을 의미하는 '악마의 눈'을 지니고 다니는 이유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속담처럼 악한 기운을 더욱 강력한 악의 모습으로 물리치거나 흡수해버리기 위해서다.
 
나사르 본주로 만든 팔찌. 터키문화관광부 제공
나사르 본주로 만든 팔찌. 터키문화관광부 제공

나사르 본주는 수호의 상징이며 행운과 안녕을 염원하는 마음이 깃든 물건이다. 만약 구슬이 깨졌다면, 어떤 사악한 힘으로부터 구슬이 누군가를 지켜냈다는 의미이다.
터키에선 호텔이나 가정집의 현관 또는 창가에 나사르 본주로 만든 소품을 둔다. 작은 크기의 나사르 본주는 몸에 지니고 다니기 쉽도록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의 다양한 장신구로도 활용하며 터키인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착용하는 편이다.

특히, 아이가 태어나면 축하의 의미로 나사르 본주로 만든 소품을 많이 선물하는데, 갓 태어난 아기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과 칭찬을 받아 악의 타깃이 되기 쉽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모든 활동은 사랑하는 사람의 곁이나 가정에 악이 스며들지 않기를 바라는 터키인들의 따뜻한 마음에서 출발한다.

터키 현지 어디에서나 쉽게 나사르 본주를 볼 수 있으며, 특히, 이즈미르(Izmir)의 괴레세(Görece)마을은 전통적인 수공예 방식으로 나사르 본주를 생산하기로 유명하다.

나사르 본주는 800~1000도에 이르는 뜨거운 용광로에 유리를 녹여 장인들이 직접 성형하여 만든다. 따라서 기계로 찍어낸 매끈하고 천편일률적인 크기의 구슬과 달리, 수작업으로 만든 나사르 본주의 표면에는 미세한 곡률이 있고 크기도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나사르 본주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본주쾨이(Boncukköy)에 가면 거대한 크기의 나사르 본주부터 나사르 본주를 응용해 만든 다양한 동물 모형까지 다양한 디자인과 색감의 유리 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다.
 
나사르 본주로 만든 인테리어 소품. 터키문화관광부 제공
나사르 본주로 만든 인테리어 소품. 터키문화관광부 제공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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