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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OECD방식 고용률, 2년째 '금융위기 속도'로 급감

[고용률의 함정]①근로시간 환산 고용률, 2년째 절벽…공식 통계와 정반대
소주성 정부서 '단시간 알바' 폭증 탓…전문가 "정부 고용률 현실과 달라"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2020-01-23 05:03 송고 | 2020-02-12 09:10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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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방식으로 계산한 우리나라의 고용률이 현 정부 집권 이후부터 2년 연달아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의 고용률(FTE)은 근무시간에 따라 가중치를 주기 때문에 초단시간 알바로 통계수치가 부풀려지는 것을 막는다.
정부는 고용률이 역대 최대치가 나왔다며 연일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세금 일자리 등의 거품효과를 뺀 지표를 보면 이처럼 고용 참상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OECD 방식 FTE 고용률, 문 정부 들어 급감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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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우리나라의 고용률을 OECD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본격화된 이후 2018~2019년 두 해 동안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방식 FTE 고용률은 금융위기 여파가 잦아든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72% 후반대를 지키며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8년부터 급격히 절벽을 맞은 모양새다.
2018년과 2019년 FTE 고용률은 각각 전년비 2.1%포인트(p), 1.0%p씩 떨어졌다(연평균 -1.6%p). 금융위기 영향으로 고용이 악화됐던 2007~2011년 사이에 연평균 1.3%p씩 가파르게 떨어졌는데 이와 비슷한 속도다.

우리나라의 FTE 고용률은 경제성장 속도 둔화와 근무시간 감소 트렌드 등에 따라 장기적으로 감소추세이며 1995~2019년 평균 감소속도는 연간 -0.6%p이었다. 이 점을 감안해도 지난 2년간 연평균 감소 속도는 훨씬 가팔랐다.

지난해 고용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했다'는 정부의 설명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해당 통계는 OECD의 '전일제 환산 고용률(Full-Time Equivalent employment rate ; FTE)'의 정의에 따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재료로 <뉴스1>이 직접 산출한 것이다. 공식 수치는 아니지만 추세를 파악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

OECD의 FTE 방식 고용률은 초단시간 근로자가 급증한 데 따른 통계 왜곡을 걸러준다.

통계청과 ILO(국제노동기구)에서 사용하는 기존 고용률 지표는 1주일에 10시간을 일하든 50시간을 일하든 모두 똑같은 1명의 근로자로 친다. 만약 50시간을 일하던 근무자가 해고되고 주3시간짜리 초단시간 알바가 3명 더 늘어날 경우 고용시장이 붕괴한 상황임에도 고용률은 오히려 증가한다.

반면 FTE 고용률은 근로자의 1주일 근로시간을 40으로 나눠 비중을 달리한다. 주 40시간을 일한 사람은 1명으로, 50시간을 일한 사람은 1.25명으로, 10시간을 일하면 0.25명으로 계산되는 식이다. 통계 거품을 제거하고 보다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셈이다.

정부가 우리나라 고용상황이 긍정적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근무시간 보정을 하지 않은 통계청 고용률이다.

지난 16일 통계청의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와 15~64세 인구의 연간 고용률은 모두 통계 작성 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일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열어 "지난해는 고용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업자 증가 약30만명 중 17시간 이하 초단시간 근로자 증가분이 약 30만명을 차지하는 등 사실상 고용지표 개선의 대부분이 초단시간 근로자 증가에 의존했다.

정부의 세금일자리 정책과 알바 쪼개기 등 소주성 정책의 부작용으로 급증한 단시간 알바가 알맹이 없이 고용률만 높인 셈이다.

그러니 FTE 방식 고용률과 같이 통계 거품 효과를 걷어낸 지표에서는 이같은 열악해진 고용 실태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문제 없었지만 지금은 정부가 단시간 근로자 숫자를 워낙 많이 늘리다 보니 기존의 고용률로는 (현실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전업 근로시간으로 환산된 고용률이 더 의미를 가지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시골에서는 정부 재정 일자리를 잡으려고 난리다. 20대도 마찬가지로 (저우가) 국공립대에 돈을 뿌려서 6개월 동안 100만원짜리 아르바이트를 시키면 그게 다 17시간 이하 취업자에 잡힌다"고 설명했다.

※자체 계산 FTE 고용률, 오차와 타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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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 공표한 수치는 2017년도까지만 있으며, 남여(男女) 지표만 발표하고 있다. 뉴스1의 이번 보도에서는 2017년 이후의 남여 통합 지표가 필요했기에 전 연도에 자체계산 수치를 기재했다.

OECD 공표치는 본보 산출치와 표본이 다르고 계산법에 미세한 차이가 있어 둘 사이에 다소 오차가 있다.

오차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남성에 한정한 지표를 계산해 OECD 공식치와 비교해봤다. 그 결과 1995~2017년간 OECD 공표치와 자체 산출치의 오차 절대값 평균은 0.20%p였고 이는 평균 변동폭인 1.66%p보다 작았다. 공식치와 자체 산출치의 그래프도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자체 계산치를 공식 지표처럼 숫자 그대로 인용할 수는 없지만 실제 지표의 흐름은 이와 같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출치와 공식치의) 오차범위에 비해 낙폭이 더 크기 때문에 추세를 파악하는 데 지장 없다"고 밝혔다.


suhcrat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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