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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남매' 둔 군인 아빠… "아이들 키우기 힘들지만 행복이 더 커"

인천 주둔 17사단, 어린이날 맞아 부대개방행사
'다섯쌍둥이' '3형제' 키우는 장교 부부도 함께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2024-05-04 15:02 송고
4일 인천시 부평구 육군17사단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부대개방행사에서 이태한 소령(진) 부부와 6남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4.5.4 © News1 박소영 기자
4일 인천시 부평구 육군17사단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부대개방행사에서 이태한 소령(진) 부부와 6남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4.5.4 © News1 박소영 기자

"외동인 친구가 동생 1명만 달라고 해요."

인천시 부평구 주둔 육군 제17보병사단에서 어린이날(5월 5일)을 앞둔 4일 부대개방행사가 진행됐다. 이곳에서 만난 이은별 양(13)은 "동생이 많아 어떠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은별 양은 17사단 승리여단 포병대대 정작과장으로 근무 중인 이태한 소령(진) 부부의 장녀다. 이 소령은 첫째 은별 양을 포함한 6남매의 가장이다.

이 소령은 "아이들이 많으니 힘든 점도 있지만, 행복이 더 크다"며 "6남매가 서로 친구가 돼 노는 모습을 보면 즐겁고, 첫째와 둘째가 동생들을 돌봐주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나 이 소령은 6남매를 키우면서 생활비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벌이 대부분을 '식비'라고 보면 된다"며 "다행히 다자녀 제도를 이용해 관사에서 살고 있어 거주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관했던 지난 2014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근무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동일 권역 근무 여건을 보장하는 제도 덕에 가족이 떨어져 살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또 필요시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부대 분위기 덕분에 6남매의 재롱잔치 등 행사를 모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게 이 소령의 설명이다.
이날 부대개방행사에서 만난 길태호(12) 군은 군인 부부 길진수 상사(37)·조세라 상사(35) 부부의 장남이자 두 동생의 맏형이다. 길 군은 "엄마·아빠가 군인인 게 자랑스럽다"고 수줍게 말했다.

4일 인천시 부평구 육군17사단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부대개방행사에서 길진수 상사(37), 조세라 상사(35) 부부와 삼형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4.5.4 © News1 박소영 기자
4일 인천시 부평구 육군17사단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부대개방행사에서 길진수 상사(37), 조세라 상사(35) 부부와 삼형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4.5.4 © News1 박소영 기자

길 상사는 부부 군인 제도와 다자녀 제도를 적극 이용, 육아 부담을 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제도 덕분에 부부가 같은 부대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엄마인 조 상사는 "평소 남편이 체력이 많이 요구되는 놀이 등을 아이들을 상대로 해준다"며 "군인 부부라서 그런지 집안 질서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크게 힘들단 느낌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 상사는 "아이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 같다"며 "애들끼리 노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1991년생 동갑내기 부부 김진수 대위와 서혜정 소령은 '국민 5둥이 부모'로 화제를 모았다.

이들 부부의 다섯쌍둥이 남매는 지난 2021년 11월 태어났다. 국내에서 다섯쌍둥이가 태어난 건 1987년 이후 34년 만이다. 다섯쌍둥이들은 이제 간단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김 대위와 조 소령 부부는 17사단 소속이던 서 소령이 소령 진급 후 영관반 교육을 위해 작년 11월 대전 육군대학으로 파견 가면서 '주말 부부'가 됐다.

이 때문에 육아를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김 대위는 "(아이가) 5명이면 무조건 힘들 거라고 얘기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진 않다"며 "성격도 각양각색인 아이들이 매 순간 예뻐 보인다"고 말했다.

4일 인천시 부평구 육군17사단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부대개방행사에서 김진수(33) 대위와 서혜정 소령(33) 부부와 다섯쌍둥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4.5.4 © News1 박소영 기자
4일 인천시 부평구 육군17사단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부대개방행사에서 김진수(33) 대위와 서혜정 소령(33) 부부와 다섯쌍둥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4.5.4 © News1 박소영 기자

서 소령은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미안하고, 평일에 아이들이 무척 보고 싶다"며 "제도가 많이 좋아졌는데, 이미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 소급 적용해 줬으면 좋겠다. 첫째만 낳고 키우는 부부들이 '둘째도 낳을까'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란 바람을 전했다.

김 대위는 '사람들이 다섯쌍둥이를 알아봐 힘들 때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엔 "많이 알아봐 주고 예뻐해 줘 감사드린다"며 "다섯 아이를 키운다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그 이상의 행복을 아이들이 안겨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17사단 부대원들의 작년 평균 출산율은 1.54명으로 우리나라 평균 출산율 0.65명보다 2배 이상 높다. 특히 '셋 이상' 다자녀를 양육하는 간부가 156명이나 된다.

17사단은 '가정이 행복해야 강한 전투력이 나온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다양한 일·가정 양립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군인들은 직업 특성상 자주 이사를 해야 한다. 때로는 관사 등 부대 여건상 인사명령일에 맞춰 전입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자녀들의 전·입학, 지자체가 지원하는 출산지원금과 아이 꿈 수당 등 혜택을 받는 데도 제한사항이 발생하곤 한다.

이에 17사단에선 전·입학 신청기준일, 지자체 수당 신청 자격 기준일을 현행 전입신고일에서 부대 인사명령일로 변경해 적용하는 방안을 인천시 및 시교육청과 논의 중이다.

17사단은 간부들이 안심하고 출근할 수 있도록 지난 2월부터 사단 사령부 인근에 거주 중인 군 자녀를 대상으로 통학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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