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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때 사자?'사무라이7'에 풀베팅"…일학개미의 투자법[슈퍼엔저]②

사무라이7 종목, 올해 성과 닛케이225 웃돌아…환차익도 기대
엔화로 미 국채 투자한 ETF는 마이너스…"손실 확대 우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4-05-01 07:25 송고 | 2024-05-01 09:42 최종수정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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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가 3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학개미'의 투자 셈법도 복잡해졌다. 조금이라도 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엔테크(엔화+재테크)' 공부가 한창이다.

증권가에서는 쌀 때 엔화자산을 사 모으자는 분위기다. 엔화예금과 엔화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일본 주식 등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사무라이7' 종목의 성과가 눈에 띈다.
다만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ETF를 매수한 투자자는 시련을 겪고 있다. 예상과 달리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한풀 꺾인 데다 엔화 가치하락이 장기화되면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보유 중인 일본 주식 규모는 4월 기준 5조 5530억 원 수준이다. 1년 전 4조 1189억 원보다 1조 4000억 원 넘게 늘었다.

일학개미는 올해 들어 6477억 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3억 원어치를 내다 판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올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로, 4903억 원을 사들였다. '아이셰어즈 7~10년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도 399억 원어치를 담았다.

이어 도쿄일렉트론 142억 원, 어드반테스트 98억 원, 아이셰어즈 S&P500 엔화 헤지 ETF 64억 원, 스크린홀딩스 57억 원 순이다.

ETF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무라이7(Seven Samurai)' 종목들이다. 사무라이7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끄는 '매그니피센트7(M7)'을 본떠 선정했다. 앞서 소개한 종목 외에도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미쓰비시상사, 스바루, 디스코 등이 포함돼 있다.

투자자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만년 저평가돼 있던 일본 기업들의 재평가가 시작됐고, 엔저로 인해 더 싸게 살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가치가 하락했을 때 원화로 산 후 엔화 가치가 오르고 팔면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

성적도 나쁘지 않다. 일학개미가 가장 많이 산 도쿄일렉트론은 연초 이후 42.6%나 올랐다. 같은 기간 미쓰비시상사는 54.3% 상승했고 스크린홀딩스(38.5%), 디스코(36.8%), 도요타자동차(33.2%)도 수익률이 30%를 웃돌았다. 이외에 어드반테스트 16.8%, 스바루 10%다. 닛케이225가 15.4% 오른 것을 고려하면 선방한 수치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인의 사무라이' 종목들은 일본 증시의 주도주로서 지난해 미 국채 금리 상승기에도 시장 및 여타 종목보다 양호한 주가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주가 변동성을 피하고, 환차익만 노리는 엔화 환전 수요도 꾸준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거주자의 엔화 예금 잔액은 98억 2000만 달러로 1년 전(56억 6000만 달러)보다 약 73% 증가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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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ETF에 자금을 쏟아부은 투자자는 그야말로 울상이다.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나 '아이셰어즈 7~10년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가 대표적이다.

'엔화 가치 상승, 미 금리인하'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미국 국채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과 엔화 반등에 따른 환차익을 노린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일학개미들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 국채 엔화 헤지 ETF는 미 금리 인하 지연에 올해 들어 가격이 11.9% 떨어졌다. 환차손까지 포함하면 원화 기준 손실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학개미는 투자처에 따라 손실 차이가 크게 났을 것"이라며 "일본 주도주 투자자가 수익률을 누렸다"고 평가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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