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이관섭 비서실장 퇴임 및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 취임 인사 행사에서 정 신임 비서실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정진석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본격적으로 업무에 착수한 가운데 메시지 혼선 방지를 당부하며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들과 진행한 첫 회의에서 "부정확한 얘기가 산발적으로 무분별하게 밖에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정 실장은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일하는 조직이지 말하는 조직이 아니다"며 "대통령실의 정치는 비서가 아닌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 결정은 최종적인 것"이라며 "보좌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수석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언급은 최근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인선 국면에서 대통령실 관계자발로 이른바 '박영선·양정철 기용설' 보도가 이어지며 혼선을 빚은 것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대통령실 대변인실이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후에도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두 사람이 유력하게 검토된 것은 맞는다"는 내용의 보도가 계속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 안에 공식 라인이 아닌 '비선 라인'이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야권 핵심 인사들이 기용될 수 있다는 소식에 여당 지지층 사이에서마저 반발 목소리가 컸다.
이날 정 실장 발언은 비서실장이 새로 온 만큼 지난 10일 총선 참패 이후 어수선한 용산 기강을 다잡고 국정운영 동력을 다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회의에서 취임 일성도 재차 밝혔다.
정 실장은 "내일 그만둬도 내 할 일을 하겠다는 각오로 살았다"며 "대통령을 잘 보필하고 국가에 충성하는 일에 나부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실장은 전날 있었던 퇴임 및 신임 실장 취임 인사 행사에서도 "사(私)는 멀리하고 공심(公心)만 가지고 임한다면 지금의 난관을 잘 극복해 낼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정 실장은 또 직원들에게 "대통령 보고는 원 페이퍼(종이 한 장)로"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간결하게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에 맞춰 보고를 핵심 내용으로만 채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윤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임명장을 받을 예정인 정 실장은 수석비서관실을 직접 돌며 업무보고를 받을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조직개편도 정 실장 앞에 놓인 과제 중 하나다.
대통령실은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정(司正) 기능을 제외한 채 민정수석실을 부활하는 방안 등을 고심 중이다. 법률비서관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을 관할하는 법률수석실을 신설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새 비서실장이 생각하고 있는 구상이 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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