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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갈 정도는 아닌데 배는 아프고"…비대면진료 이용자 2배 늘어

'비대면' 익숙한 MZ세대 "경증 환자 분산 효과" 환영
병원급 신규 참여 '0'…의원급 중심 '중증 환자' 대응엔 한계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김민수 기자, 임윤지 기자 | 2024-02-27 05:30 송고 | 2024-02-27 08:20 최종수정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면서 공공 의료기관과 군 병원을 총동원하고 필요시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2024.2.2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면서 공공 의료기관과 군 병원을 총동원하고 필요시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2024.2.2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퇴근하고 병원 갈 시간이 애매할 때 증상을 구체적으로 말한 뒤 약만 수령하면 돼서 비대면이 편하네요. 진짜 응급한 게 아니면 비대면 진료도 좋다고 봅니다"

금융권에 종사 중인 하 모 씨(27·남)는 최근 비대면 진료로 필요한 약을 처방받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 23일부터 전면 허용된 비대면 진료 이용자가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대면에 익숙한 MZ세대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다만 비대면 진료가 전면 허용됐지만 현재 진료 차질이 있는 중증 및 응급환자 문제를 해소하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의료진 집단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그간 '의원급' 의료기관과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를 '병원급', '초진' 환자로도 확대 적용했다.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에 이용자 수 2배↑…MZ 중심 확산

27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가 전면 허용된 지난 23일 각 회원사 이용자 수는 전일 대비 1.5~2배 증가했다. 업계 1위 서비스인 '닥터나우'는 전주 대비 주말 이용자 수가 1.9배 증가했다. 그동안 막혀 있던 초진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해지자 기존 이용자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확대 적용 이후 이용자 수는 현저히 증가했다"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빨리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악구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개원의 A 씨는 "얼마 전부터 초진이 된다고 해서 하나둘 연락이 오고 있다"며 "아직 (대면 진료와 비교해) 많진 않지만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디어 업계에서 일하는 김 모 씨(25·여)는 정부의 비대면 진료 확대를 반겼다. 코로나19 시기부터 비대면 진료 앱을 자주 이용했다는 김 씨는 "소화불량 때문에 병원에 가보려 하는데 얼마 전부터 초진도 비대면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찾아보는 중"이라며 "최근 의료진 파업으로 병원 가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의도치 않게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 앱 '닥터나우'에서 정부의 한시적인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정책을 알리고 있는 모습 (닥터나우 앱 갈무리)
비대면 진료 서비스 앱 '닥터나우'에서 정부의 한시적인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정책을 알리고 있는 모습 (닥터나우 앱 갈무리)

◇병원급 의료기관 '0'…"의료 공백 해결책 맞나"

그러나 아직 비대면 진료 이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뉴스1> 취재 결과 이번 정부 정책 이후 비대면 진료에 뛰어든 병원급 의료기관은 '0'건이었다. 기존 서비스 제휴를 맺고 있던 의원급 기관을 중심으로 일부 초진 진료가 추가된 정도다. 아직 초진을 제공하지 않는 의원들도 많았다.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은 환자들의 거부감도 여전했다. 이날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진료실 앞에서 만난 이 모 씨(33·남)는 "병원이 먼 사람은 모를까 가능하면 의사 얼굴을 보면서 직접 의사소통을 하고 피드백을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업계는 경증 환자 분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위·중증 환자를 비대면 진료로 소화할 수 없는 건 정부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전임의 이탈로) 병원급이 응급 환자를 중심으로 하다 보면 경증은 의원급으로 수요가 밀려올 수밖에 없는데 이런 연쇄 작용을 내다보고 경증에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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