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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양극화까지"…패션·뷰티업계, 해외 진출로 돌파구 마련

'코로나 특수' 기저효과로 성장 둔화폭 더 커
중국 외 국가 새 시장 개척…기업 인수도 적극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2024-01-01 06:00 송고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4층 모조에스핀 매장에서 모델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9월 1일부터 10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점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 가을 신상품 '패션 페어(Fashion Fair)'를 전개한다. (롯데백화점 제공) 2023.8.31/뉴스1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4층 모조에스핀 매장에서 모델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9월 1일부터 10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점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 가을 신상품 '패션 페어(Fashion Fair)'를 전개한다. (롯데백화점 제공) 2023.8.31/뉴스1

지속되는 경기 침체로 소비자 지갑이 닫히고 있는 가운데 새해에도 국내 패션·뷰티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패션·뷰티업계에는 불황에 양극화라는 악재까지 겹쳐 기업들의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던 패션업계는 기저효과로 성장 둔화폭이 더욱 크다.
1일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99.5로 4개월 연속 '비관적'을 나타냈다.

같은달 소비자동향지수(CSI) 항목 중 의류비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동향지수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소비지출전망 등을 설문조사해 그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다.

소비자들이 패션뷰티 부문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다. 패션뷰티는 필수품이 아닌 소비재에 해당해 고물가 등 경기 침체 영향에 직격탄을 받는다.
패션·뷰티업계 내 양극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패션의 경우 명품 혹은 신명품 브랜드와 SPA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는 2022년 한국에서 역대 최대인 4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뒀다. 국내 패션 대기업은 해외에서 발굴해 온 신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삼성물산이 들여온 아미·메종키츠네·자크뮈스, LF가 전개하는 빠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꾸레주, 코오롱FnC의 발렉스트라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키스, 팔라스, 휴먼메이드 등의 국내 진출도 예고돼 신명품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대표 SPA 브랜드로 꼽히는 유니클로, 신성통상 탑텐,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이랜드 스파오 등 성장세가 매섭다. 유니클로는 노재팬 여파를 딛고 1조원 매출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탑텐 역시 2019년 매출 3340억원에서 2020년 4300억원, 2022년 7800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며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목전에 뒀다. 에잇세컨즈의 지난해 1∼11월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으며 스파오의 지난해 매출은 같은 기간 20% 늘어난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패션 기업들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16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시민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등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봄 날씨 영향으로 지난 3월 한달간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했다. 2023.4.1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16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시민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등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봄 날씨 영향으로 지난 3월 한달간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했다. 2023.4.1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뷰티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샤넬, 디올 등 해외 명품 뷰티 브랜드와 함께 롬앤, 체이싱래빗, 라카, 마녀공장, 조선미녀 등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의 인디 브랜드가 인기몰이다. 이들 브랜드는 'K-뷰티' 열풍을 타고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제품력을 자랑하며 '가성비'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인디 브랜드를 제조하는 ODM·OEM 기업 한국콜마, 코스맥스도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나란히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면서 '2조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패션·뷰티업계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새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시장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미국, 베트남, 프랑스, 일본 등 다양한 국가로 영토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LF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 장띠엔 백화점에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의 글로벌 2호점 매장을 열었다. 2022년 9월 호치민에 첫 글로벌 매장을 개소한지 약 1년 만이다. LF는 2017년 하노이에 자체 브랜드 헤지스 매장을 열면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패션그룹형지는 '글로벌 형지'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지난해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1호점인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형지는 중국 최대 섬유의류수출기업 디샹그룹과 손잡고 중국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뷰티업계도 앞다퉈 해외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북미와 일본에서 승부수를 띄우고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 LG생활건강은 힌스 등 해외에서 인지도 있는 기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2024년은 우울한 상황을 정리할 '마무리 짓기'가 필요하다"며 "게임을 끝낼 마지막 한 방을 위한 투수의 준비 동작처럼 크게 팔을 뻗는 와인드업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불황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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