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 2023.9.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집값 올랐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 수개월째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누구는 집값이 올라 거래가 잘된다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어차피 제가 집을 파는 당사자지만 도대체 어떤 사람 말을 믿어야 할지 답답합니다.”(40대 직장인 김모씨)

집 보러 오는 사람의 발길이 줄었다. 간혹 있으나 그마저도 발길을 돌린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도·매수자가 생각하는 희망 가격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일부 집주인들은 수개월째 집을 팔지 못해 호가를 조정했으나 매수세가 따라오지 않고 있다. 아파트를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매수 여건은 더 악화되고 있다. 주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대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우리 대출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가격 상승 폭이 축소되고, 관망세가 확산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올해 상반기까지 증가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는 △6월 3848건 △7월 3588건 △8월 3845건 △9월 3269건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지만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가 523건인 점을 감안할 때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서울 강북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말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물을 던지는 사람이 있는데,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진성 수요라기보다 찔러보기 수요가 많다”며 “매물이 시장에 쌓이면서 호가를 조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매수 심리는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6일 기준 88.7로, 전주(88.4)보다 0.3포인트(p)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재 주요 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대 수준이며 하단은 연 4%대 수준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금 (아파트) 매매가 잘 안 되는 분위기인데, 거래량 자체가 (기존과) 달라지고 있다”며 “특히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 매물이 더 빨리 시장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상승 폭은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우리 대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대출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금씩 생기는 듯한데 다시 관망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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