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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도 인구도 많다…'기회의 땅' 인도네시아에 韓기업 '북적'

현대차그룹, '배터리셀~전기차' 생산체제 구축…LG엔솔, 배터리 가치사슬 투자
전기차 확대·수도이전 계획에 아세안 교두보 역할도…"새로운 성장 동력"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023-06-05 06:00 송고
현대자동차의 인도네시아 공장. (현대차 제공) /뉴스1
현대자동차의 인도네시아 공장. (현대차 제공) /뉴스1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로 몰려가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교두보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세안 시장을 미래 핵심 시장으로 보고 인도네시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아세안 시장을 전기차를 앞세워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배터리시스템-전기차'로 이어지는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합작법인 HLI 그린파워를 세우고 연산 10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완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최근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 외곽 델타마스 산단에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공장을 착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공장에서 HLI그린파워에서 공급받은 배터리셀에 제어기, 열관리 장치를 장착해 대형 배터리 시스템으로 만들어 현대차의 동남아 시장 주력 전기차 모델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HLI그린파워로부터 배터리 시스템을 공급받아 현지 전기차 생산에 활용한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2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설립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월부터 이곳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했는데, 판매량 확대에 따라 월 생산량을 1000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시장의 거점으로 삼은 것은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전체 인구(6억명)의 절반에 가까운 2억7700만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기준으로도 인도, 중국, 미국에 이은 네번째 규모이자, 국내총생산(GDP)은 1조1861억달러(2021년 기준)로 세계 16위다.

롯데케미칼(011170)은 동남아 시장에서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인도네시아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39억달러(4조7000억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초대형 석유화학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라인 프로젝트'다.

롯데케미칼은 이곳에서 연간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PL) 52만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톤 및 하류 제품을 생산해 연간 20억6000만달러(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향후 수소·2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 투자부 업무협약식(왼쪽) 및 라인 프로젝트 EPC 계약식 기념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뉴스1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 투자부 업무협약식(왼쪽) 및 라인 프로젝트 EPC 계약식 기념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뉴스1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인구와 이에 따른 구매력 외에도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니켈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매장돼 있어 배터리업체들도 끌어당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배터리셀 합작공장뿐 아니라 LG화학(051910), LX인터내셔널(001120), 포스코홀딩스(005490) 등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물 제정련, 전구체, 양극재, 셀 생산에 이르는 전기차 배터리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규모만 11조원에 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업체인 중국의 CATL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가치사슬 구축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이기도 하다. 이에 LX인터내셔널, 삼성물산(028260) 등 국내 상사업계는 일찌감치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팜유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와 GS칼텍스는 지난해 현지 합작법인을 세우고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 경유 공장을 짓기로 했다. 양사를 이를 시작으로 원료 정제부터 바이오케미칼 제품 생산, 폐유 회수에 이르는 친환경 바이오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또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로 이전하는 계획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 대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새로운 수도에 AAM(미래항공모빌리티)을 도입해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1만8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져 있어 육로교통 발달이 힘든 만큼 AAM에 관한 관심이 높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자동차시장 상황 속에서 인도네시아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시장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확대 정책 및 아세안 국가 간의 관세 혜택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는 아세안 자유무역협정 등에 힘입어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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