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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수급불안' 진실공방…"나아질 것" "현장선 파동 수준"

시멘트 업계, 소성로 35개 중 28개 가동…'웃돈 거래설'에 "와전" 일축
레미콘 업계, '인위적 감산' 의심…"요구한 양 만큼 공급 안 돼"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2023-04-06 06:35 송고
26일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에 믹서트럭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최근 시멘트 업계가 전기요금 인상을 이유로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운송료까지 크게 오르면서 레미콘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023.2.2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26일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에 믹서트럭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최근 시멘트 업계가 전기요금 인상을 이유로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운송료까지 크게 오르면서 레미콘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023.2.2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시멘트 수급 불안을 놓고 시멘트 업계와 건설·레미콘 업계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수급 불안의 원인으로 수요 급증을 지목하고 있지만 레미콘 업계는 인위적인 생산량 조절 의혹을 제기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시멘트 공급 부족으로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상위 100위권 이내 중·대형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멘트 수급 불안으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현장이 절반 이상(63.6%)에 달했다.

시멘트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수급 불안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로 건설 현장이 정상 가동된 데다 봄철 건설 성수기가 겹치면서 수요량이 증가했다. 광주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사고 이후 레미콘에 들어가는 시멘트 사용량이 증가한 영향도 있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시멘트 생산량은 1051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반면, 수요량은 1043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시멘트 수요가 지난해보다 많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업계의 동시 다발적인 정기대보수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시멘트 기업들이 정기대보수를 이유로 생산 설비인 소성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이 줄었다는 주장이다.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35개 소성로 중 11개가 정기대보수 및 탄소 감축 설비 보수로 가동이 중단됐다.

레미콘 업계 일각에서는 시멘트 업계가 가격 인상을 위해 공급량을 조절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내놓고 있다. 중소레미콘 업체 사이에서는 웃돈을 주고 시멘트를 받아 온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시멘트 업계는 이같은 레미콘 업계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레미콘 공급 지연 및 중단으로 인한 건설 현장의 비상 상황을 시멘트 업계의 인위적인 생산량 조절에 원인이 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섣부른 의혹 제기는 사태 해결보다 업계 간 오해와 불신의 골만 더 깊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멘트 '웃돈' 구매 의혹에 "사실이 아니며 와전된 내용"이라며 "최근 시멘트 물량 확보가 어려워진 레미콘 업체가 새로운 시멘트 업체와 추가 물량 공급을 위한 신규 거래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기존 거래처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공급받는 것을 자발적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멘트 업계는 1~3월 중 예정된 정기대보수 중 정비가 시급한 설비만 우선 시행해 이달 중 대부분 마무리하고, 계속 가동이 가능한 설비는 정기대보수 기간을 하반기로 연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달부터 35개 소성로 중 7개를 제외한 모든 설비가 가동된다.

생산량이 증가하면 올해 1분기 감소한 시멘트 재고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시멘트 재고량은 6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다.

시멘트 협회는 "해외 수요처와 기 계약한 물량 약 25만톤 수출을 연기해 계약 미이행에 따른 배상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우선 내수로 우선 공급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시멘트 업계는 생산량 증가에 따라 수급 불안 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레미콘 업계서는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소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물량이 너무 적어 현장에서 난리가 날 정도"라며 "예년보다 공급량이 30%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멘트가 몇 톤 필요하다고 해도 (업체에서) 요구한 양 만큼 공급이 안 된다"며 "현장에서는 시멘트 파동 수준"이라고 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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