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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고온'에 봄비…벚꽃 축제, 시작하자마자 '벚꽃 엔딩'

영등포구·성북구 등 벚꽃 축제 시작했으나 이상 고온에 낙화 시작
자치구들 "일정대로 진행…아쉽지만 이미 많은 방문객 찾아"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2023-04-05 05:30 송고 | 2023-04-05 08:44 최종수정
제17회 봄꽃축제가 개막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어린이들이 벚꽃길을 걷고 있다. 2023.4.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제17회 봄꽃축제가 개막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어린이들이 벚꽃길을 걷고 있다. 2023.4.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상기온에 벚꽃이 예년보다 빠르게 피면서 통상적인 개화 시기에 맞춰 벚꽃축제를 기획했던 서울 자치구들이 '벚꽃 없는 벚꽃축제'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4년 만의 대면 개최였던 만큼 자치구들은 아쉬워하는 기색이지만, 어쨌든 준비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5일 영등포구 등에 따르면 서울 벚꽃길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여의도 일대에서 지난 4일을 시작으로 9일까지 '제17회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영등포구는 4년 만에 개최되는 축제를 위해 △한지등을 감상할 수 있는 '한지 아트웍' △영등포구립도서관 및 국회도서관 사서가 추천한 도서를 살펴볼 수 있는 '책수레' △상춘객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쉼터 '그린존'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그러나 예년보다 벚꽃이 이른 시기에 피고 그만큼 빨리 지면서 축제 첫 날인 4일 이미 여의도 일대에서는 땅에 떨어진 벚꽃잎들을 볼 수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대부분 지역의 벚꽃이 만개했는데, 이는 통상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인 4월 3~5일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진 시점이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일대의 경우 4월 4~5일에 벚꽃이 만개했다.  
벚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건 올봄의 전국적인 이상 고온 탓이다. 지난달 31일 경남 양산, 경기 양평, 강원 철원 등 전국적으로 3월 역대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됐으며 지난달 22일에는 서울 또한 25.1도로 역대 3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한반도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맑은 날씨에 일사량이 더해지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최고 7~9도 높은 상태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오후를 시작으로 5~6일까지 서울에 비가 예보돼 있어 벚꽃은 더욱 빠른 속도로 낙화할 전망이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뜻밖의 변수에 대해 "좀 당황스럽긴 하다"면서도 "축제란 게 워낙 대규모 행사다 보니 개별적 일정 조정은 어려워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축제기간 가장 큰 볼거리가 벚꽃인 건 사실이지만 벚꽃이 없어도 문화행사, 푸드 마켓, 공연, 전시가 여전히 진행된다"며 "어쨌든 차량을 통제하고 도로 한가운데를 걸으며 봄기운을 느끼는 게 매력적인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영등포구는 예년보다 이른 벚꽃에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축제 전인 지난 1일을 시작으로 오는 10일까지 여의서로 벚꽃길(서강대교 남단~여의2교 북단)을 교통통제하고 있다.  

영등포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2일 축제 기간은 아니었으나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이미 여의도 벚꽃길에 110만명의 인파가 다녀갔다.

구 관계자는 "평소와 비교할 수 없는 방문객 수"라며 "축제 기간과 겹치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벚꽃길 상공에서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제17회 봄꽃축제 개막 축하 비행을 하고 있다. 2023.4.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벚꽃길 상공에서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제17회 봄꽃축제 개막 축하 비행을 하고 있다. 2023.4.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5일 기준 영등포구뿐만 아니라 송파구, 은평구, 강남구, 서대문구, 성북구 등이 일제히 벚꽃 축제를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다. 송파구는 5~9일 석촌호수, 성북구는 6~8일 성북천, 은평구는 2~8일 불광천, 강남구는 8일 양재천에서 벚꽃축제를 연다.

송파구의 경우 '벚꽃 축제'라는 명칭이 다소 머쓱해진 만큼 축제명을 '꽃 축제'로 바꿨다. 다만 영등포구와 마찬가지로 지난주에 이미 많은 방문객이 찾아 만족스럽다는 설명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꽃이 만개한 시기는 아니어서 아쉽다"면서도 "지난주가 '벚꽃 축제'와는 가장 잘 어울렸겠지만 오히려 방문객이 너무 많이 몰려 안전 우려가 클 정도였다"고 말했다.

축제를 앞둔 다른 구들도 이른 낙화가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지난주 벚꽃 만개로 성북천에 많은 분들이 오신 뒤 분위기가 확산돼 지속적으로 찾아오시는 것 같다"며 "4년 만에 자유롭게 맞는 봄이어서인지 벚꽃이 없어도 성북천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꼭 벚꽃은 아니어도 꽃이 많이 펴 있다"며 "봄을 맞이해서 나들이 나오는 분도 많고 산책하러 오시는 분도 있어서 축제를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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