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점점 늘어나는 북한의 체육 보도…'인민의 관심' 고조 의도는?

연일 체육 소식…국제대회 참가 자격 회복 후 '체육사업' 활동 폭 넓혀
자격 회복에도 곳곳 걸림돌…도핑기준 '비준수 단체' 지정 변수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23-04-01 06:00 송고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월31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월31일 "제3차 전국 농업근로자 배구 경기가 28일부터 30일까지 평성시에서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최근 북한 관영매체에서 체육 관련 소식을 다룬 기사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해 의도가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인 3월31일에만 총 5개의 체육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속도 빙상(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들이 2023년 속도비상선권대회와 2023년 전국겨울철체육경기대회에서 신기록을 경신했다.

제3차 전국 농업근로자 배구경기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평성시에서 진행됐고 지난달 13일 개막한 2023년 중앙기관 일꾼 체육 경기대회는 지난달 30일 폐막했다.

신문은 체육 발전을 위한 각지의 사업 소식도 일일이 전했다. 평양국제축구학교 교육자들은 실력 향상에 도움 되는 과학적인 훈련지도 방법을 찾고 있고 태권도과학연구소는 판정 기술 제고를 위한 새 심판지원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체육 관련 세세한 보도가 많아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방역전으로 중단됐던 각종 체육 경기가 재개되는 등 실제 예년보다 체육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받았던 국제 체육대회 참가 자격이 올해부터 회복되면서 국제대회에 복귀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21년에 열린 도쿄 하계올림픽에 코로나19를 이유로 불참하면서 IOC 주관 대회 참가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북한이 올해 들어 체육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는 낌새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북한의 체육사업을 주관하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공식 권력서열 3위에 해당하는 김덕훈 내각총리를 임명했다. 새 축구협회위원장에는 윤정호 대외경제상을 임명한 것이 확인됐다. 북한은 코로나19 시기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리를 2년 가까이 공석으로 유지하다가 최근 인선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정은 총비서 본인도 체육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2월 내각과 국방부문의 체육 경기를 딸 김주애와 함께 관람했는데, 김 총비서가 체육 경기를 직접 관람한 것은 7년 만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을 기념해 2월17일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간의 체육 경기를 관람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을 기념해 2월17일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간의 체육 경기를 관람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당장 올해 9월 최대 우방국인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참가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내년 7월 파리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만 징계가 풀렸어도 북한 내부에서 코로나19 관련 비상방역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 최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북한을 국제 도핑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비준수 단체'로 지정했다는 점 등이 걸림돌로 거론된다.

WADA의 비준수 단체로 지정되면 올림픽, 패럴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 선수들이 북한 국적으로 참가할 수 없고 국제대회 개최에도 제약을 받는다. 북한은 지난 2021년부터 3년째 '비준수 단체'로 지정됐다.

북한은 이미 여러 차례 도핑 파문을 겪었다. 지난 2011년에는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도핑 테스트에 걸렸고, 2014년에는 역도 선수 리정화와 김은주가, 2015년에는 '북한 역도영웅' 김은국이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징계를 받았다.

북한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비준수 단체'로 분류된 직후인 지난달 24일 올림픽위원회 총회를 열고 "반도핑 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만약 9월 아시안게임에도 자의적 판단에 따라 불참하면 다시 IOC의 징계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어 북한 역시 우선 온전한 국가 자격으로 대회 참가의 문을 열어놓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지난 2019년에는 WADA의 '비준수 단체' 지정 5개월 만에 다시 준수단체로 자격을 회복하기도 했다.


yeh25@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