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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되면 외인자금 빠질까…전문가 "패닉셀 가능성 낮다"

美 연준 자이언트스텝 시 금리역전…과거 외인 자금 이탈
대규모 자금 이탈 없을 듯…금리 차 크지 않고 환율 상단 억제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2022-06-29 06:20 송고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미국 중앙은행의 7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교적 신흥국인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을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도 일정한 자금이탈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국내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양국 간 갭이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패닉셀'(급격한 매도현상)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은 점에도 주목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2년3개월만에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확률은 93.9%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88.5%보다 높아졌다.

6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로 동일하다. 하지만 내달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실시하면 2.5%로 앞서나가 한은이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해도 금리가 역전된다.

◇ 외국인, 금리역전기 국내 주식 순매도 반복
금리가 역전된 사례는 1996년~2001년, 2005년~2007년, 2018년~2020년 3차례 있었다. 특히 21세기 들어 두 번의 금리 역전기에는 어김없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인 수급에 좌우되는 국내 증시 특성상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2005년 8월9일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3.5%로 올리면서 한국을 역전했고 이 흐름은 2007년 9월18일까지 이어졌다. 당시에도 미국은 4.75%에 달했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로 인상하며 재역전됐다.

외국인은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30조9834억원을 내다 팔았고, 기관은 30조3882억원을 순매하며 증시를 떠받쳤다. 개인은 2조3907억원을 순매수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기관과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1100대에서 1800대로 올랐다.

외국인 매도규모가 컸던 종목은 삼성전자(5조690억원)와 포스코(5조540억원)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전 세계 IT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실적 부진에 직면했었다. 현대차(1조7430억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신한지주(7410억원), 외환은행(6580억원), LG카드(4310억원), 기업은행(3280억원) 등 금융주에는 매수세가 몰렸다. 금리가 5%대까지 치솟으며 은행들의 마진 폭이 커지자 대거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3월부터 2년간 금리역전기에도 외국인은 16조74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6조5800억원을 내다 팔았다. 반면 개인은 23조660억원을 사들였다. 전과 달리 코스피지수 2400대에서 2000대로 추락했다.

이 기간에는 순매수 1위는 카카오(1조1530억원)였다. 카카오는 당시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등을 출범시키는 등 플랫폼 사업을 본격 확대할 시기였다. 외국인은 건설경기 부진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삼성물산(1조430억원), 대림산업(5370억원), GS건설(4870억원) 건설주도 대거 매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금리가) 조금 벌어진다고 해서 아주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코스피지수와 반비례

다만 코스피지수는 2차례 자금이탈 시기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환경 등 대내외 변수도 수급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환율이 대표적이다. 실제 2018년 3월 1063원이던 환율이 2020년 1217원 오르자 코스피가 하락했고, 2005년 3월 1015원이던 환율은 2007년 9월 915원으로 떨어졌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에서 매매하는 외국인 성격상 80%가 차익거래에 의존하고 있어 원화가 약세로 가면 환차손을 보고 강세로 가면 환차익을 보는 구조다"며 "환율 방향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현재 환율 수준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추가 상승 여부가 외국인 수급의 향방을 좌우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1300원선으로 상단을 제한한 점은 자금 이탈을 억제하는 요소다.

김 팀장은 "현재 환율 레벨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이미 많이 올라갔고 1300원에서 저지받고 있기에 방향이 위쪽으로 더 올라가지 않으면 대규모 매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외국인들이 환전해야 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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