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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뷰티' 날았지만 국내 소비자는 '호갱' 논란[결산2023-패션·뷰티]

패션 본고장 파리로 향하는 K-패션…명품 가격 인상엔 속수무책
'中 넘어 美·日' 신시장 개척하는 뷰티업계…'가성비템' 인기몰이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2023-12-14 06:11 송고 | 2023-12-14 08:08 최종수정
편집자주 올해 유통업계 최대 화두는 '가격'이다. 고물가와 경기 불항이 이어지며 극가성비를 추구하는 쇼핑 트렌드가 이어졌고 유통 및 식음료 업체는 치열한 경쟁과 눈치보기를 계속했다. 엔데믹 후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업계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패션과 푸드, 라면, 주류, 프랜차이즈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해이기도 하다. <뉴스1>은 △유통채널 △식음료 △패션뷰티 3개 부분으로 나눠 2023년 업계를 정리했다.
6월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리쎄 터고(Lycée Turgot)’에서 진행한 시스템·시스템옴므 2024년 봄·여름(S/S) 시즌 개별 프레젠테이션에서 모델들이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현대백화점 그룹 제공) 2023.6.25/뉴스1
6월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리쎄 터고(Lycée Turgot)’에서 진행한 시스템·시스템옴므 2024년 봄·여름(S/S) 시즌 개별 프레젠테이션에서 모델들이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현대백화점 그룹 제공) 2023.6.25/뉴스1

올해 국내 패션·뷰티업계는 'K-컬처' 바람을 타고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일부 브랜드는 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진출하며 해외 럭셔리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뷰티 인디 브랜드들 제품 역시 미국, 일본 등지에서 날개 돋힌 듯 팔렸다.

패션·뷰티 기업들이 해외에서 영향력을 뻗치며 잘 나간 반면 국내에서는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엔데믹 이후 보복 소비가 끝나고 경기 불황이 불어닥치자 패션·뷰티 부문 소비가 급감한 것이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속수무책이었다. 명품 브랜드는 한국에서 나날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면서도 한 해에만 수 차례 가격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른바 '호갱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참코리아를 찾은 관람객들이 색조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3.8.3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참코리아를 찾은 관람객들이 색조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3.8.3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해외로 뻗어 나가는 'K-패션·뷰티'

국내 패션·뷰티업계가 한류 인기에 힘입어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미국, 베트남, 프랑스, 일본 등 다양한 국가로 영토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LF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 장띠엔 백화점에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의 글로벌 2호점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9월 호치민에 첫 글로벌 매장을 개소한지 약 1년 만이다. LF는 2017년 하노이에 자체 브랜드 헤지스 매장을 열면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는 말레이시아 1MK(몽키아라) 쇼핑몰에 말레이시아 1호 매장을 개점했다. 젝시믹스는 올해에만 중국, 타이완, 말레이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글로벌 형지'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1호점인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형지는 중국 최대 섬유의류수출기업 디샹그룹과 손잡고 중국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장세도 매섭다. 1세대 디자이너 브랜드로 꼽히는 우영미는 9월 중순 프랑스 파리 명품 거리인 생토노레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송지오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쁘렝땅 백화점에서 내년 2월2일까지 2개월간 단독 팝업 스토어를 연다. 내년 6월에는 파리 마레 지구에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 2025년에는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다.

뷰티업계도 앞다퉈 해외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북미와 일본에서 승부수를 띄웠으며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 LG생활건강은 힌스 등 해외에서 인지도 있는 기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뷰티 인디 브랜드 날았다

롬앤, 체이싱래빗, 라카, 마녀공장, 조선미녀….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의 인디 브랜드가 'K-뷰티' 열풍을 타고 일본, 동남아, 미국 등 해외 각 지역에서 인기몰이다. 이들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제품력을 자랑하며 '가성비'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인디 브랜드를 제조하는 ODM·OEM 기업 한국콜마, 코스맥스도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3분기 기준 나란히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찍은 가운데 4분기에도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면서 '2조원 매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샤넬이 지난 1일 호주와 일본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가격을 인상해 조만간 국내 인상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샤넬코리아가 이번에 가격을 올리면 올해 세 번째 인상으로 앞서 국내에서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 가격을 올린 바 있다. 2023.9.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13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샤넬이 지난 1일 호주와 일본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가격을 인상해 조만간 국내 인상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샤넬코리아가 이번에 가격을 올리면 올해 세 번째 인상으로 앞서 국내에서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 가격을 올린 바 있다. 2023.9.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명품업계, 도미노 가격인상

명품업계가 올해도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배짱 영업에 나섰다.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는 지난해 한국에서 사상 최대 매출(약 4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역시 가격을 잇따라 올렸다.

대표 제품인 에르메스 버킨백은 물론 샤넬 플랩백 미디엄 역시 1500만원에 달하며 루이비통 카퓌신MM의 가격도 1000만원을 넘어섰다.

디올, 구찌, 펜디 등도 10% 가량 가격을 상향 조정하며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보복 소비 끝' 우울한 패션업계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어졌던 보복 소비가 엔데믹 전환 이후 끝나면서 패션업계가 혹한기를 맞았다. 올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현상이 겹치면서 실적 부진이 더해졌다.

국내 패션 대기업 5사 중에서도 삼성물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710억원에서 456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다른 기업들은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3분기 영업이익(60억원)이 75.1%, 한섬(88억원)은 73.00% 쪼그라들었다. LF(145억원)는 51.34% 급감했으며 코오롱FnC는 9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에서 세관 관계자들이 압수한 명품 브랜드 위조 상품 등을 점검하고 있다.2023.11.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에서 세관 관계자들이 압수한 명품 브랜드 위조 상품 등을 점검하고 있다.2023.11.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패션업계 '짝퉁 논란' 여전

무신사·29CM·W컨셉·EQL 등 유명 패션 플랫폼이 가짜 캐시미어에 이어 가짜 울 머플러를 판매해 짝퉁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 패션 플랫폼은 울, 캐시미어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가짜 머플러를 수년간 판매해 왔다.

명품 브랜드의 가품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단)에 따르면 올해 1~12월 동대문·남대문시장, 명동 일대에서 위조상품 일제 단속을 펼친 결과 '짝퉁' 판매업자 137명이 적발됐다. 압수 물품은 총 7731점이며 이를 정품 추정가로 환산하면 61억원이 넘는다.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진출 속도

펜데믹 기간이 끝나고 엔데믹에 접어들자 패션·뷰티업계가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면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젊은 고객 공략에 나서는가 하면 아예 브랜드 매장을 오픈하면서 오프라인 진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패션 플랫폼들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존 온라인 사업은 유지하면서도 오프라인 매장으로 새로운 수요를 끌어들여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무신사는 본사가 위치한 서울 성수동과 대구, 부산 등 지방 거점도시에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내년까지 전국 30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W컨셉은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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