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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지난 60년간 韓 경제위기는 곧 기업 부채 위기"

"중소기업의 높은 차입금 의존도, 부채비율, 낮은 이자보상배율 주의해야"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2023-07-31 13:13 송고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전망대에서 바라본 영등포구 여의도에 상업·업무용 빌딩이 밀집돼있다.  2023.2.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전망대에서 바라본 영등포구 여의도에 상업·업무용 빌딩이 밀집돼있다.  2023.2.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지난 60년 동안 우리나라가 적어도 3번의 경제·금융위기를 맞았으며, 이는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가계와 정부 부채 위기가 아닌 기업 부채 위기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차입금 의존도, 부채비율, 낮은 이자보상배율을 나타내는 데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최연교 통화신용연구팀 과장은 31일 이러한 분석이 담긴 '지난 60년 경제환경변화와 한국기업 재무지표 변화 : 기업경영분석(1961∼2021)에 나타난 지표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정부는 1960년대 들어 '관치금융'이라 불리는 정부 주도 금융자원 배분 체제를 확립했다"며 "그 결과 기업 성장성은 높아졌지만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차입금의존도 등 안정성은 크게 낮아졌다"고 했다.

이후 30년간 우리 기업들이 취약한 재무구조를 지닌 채 고성장을 거듭하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으며, 이후 한국 재무제표 안정성이 높아진 모습을 보이게 됐다는 게 보고서 설명이다.
보고서는 "재무제표를 보면 우리나라가 지난 60년간 적어도 3번의 경제·금융위기를 맞았다"며 "우리나라의 부채위기는 여태까지 다른 나라들의 경우와 달리 가계부채·정부부채 위기가 아니었고, 모두 기업부채 위기였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첫 번째 위기를 맞았던 시기로 1971~1972년을 가리켰다. 이 시기 직전 단기간에 부채비율이 1965년 93.7%에서 1971년 394.2%로 급등하고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 26.2%에서 55.9%로 급등했으며, 이자보상비율은 320.9%에서 90.8%로 크게 감소했다.

두 번째 위기 시기는 1980년~1981년으로, 1979년 10·26 사태로 1980년 정국이 불안했고, 경상수지 적자도 확대됐다. 유로달러시장에서 차입한 외채규모도 커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도 487.9%(1980년), 451.5%(1982년)로 크게 치솟았고, 자기자본비율은 두 해 각각 17.0%, 18.1%로 지난 60년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비율 역시 각각 98.5%, 94.6%로 급감했다. 금융비용부담율은 1981년 8.0%로 높아졌다. 이는 1970년과 1971년의 9.2%, 9.9%수준과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세번째 위기는 1997~1998년 외환금융위기로 1989년 254.3%까지 내려갔던 부채비율은 1990년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1997년에는 396.3%까지 높아졌고, 자기자본 비율은 28.2%에서 20.2%로 낮아졌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960년대 이후 점차 하락해 지금은 일본 기업보다 높지만 미국기업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는 "구글, 아마존 등 미국 기업들이 IT와 소프트웨어, 포털 등에서 최첨단 기술과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누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우리 기업들도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와 자동차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 독보적 기술을 확보할 기술 혁신과 개발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과거 정부의 금융 개입과 과도한 정책적 지원이 대기업 안정성을 저하하고 외부 충격에 취약하게 해 부채위기를 맞게 됐다"면서 "현재 우리 중소기업의 상대적으로 높은 차입금의존도, 부채비율, 낮은 이자보상배율이 지속되는 데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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