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혁명 주역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장남 카밀로 게바라가 사망했다고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밝혔다. 디아스-카넬 대통령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중남미 공산주의 혁명의 우상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장남 카밀로 게바라 마르치(60)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방문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밝혔다.

쿠바 국영 통신 프렌사 라티나와 프랑스 AFP 등에 따르면 카밀로는 전날인 29일 혈전이 심장마비로 이어져 숨졌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체의 아들이자 체 기념관 대표로서 부친의 사상을 알려온 카밀로에게 작별을 고하게 돼 심심한 고통을 느낀다"며 고인을 기렸다.

또 "모친 알레이다(체 게바라 부인)와 그 미망인, 딸들과 모든 고인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미망인은 베네수엘라 출신 로사 알리소이며, 슬하에 딸 2명 및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1명이 있다.  

고인은 아르헨티나 출신인 체 게바라와 쿠바인 알레이다 마르치 사이에서 태어난 4명의 자녀 중 장남이다. 이복 누이가 한 명 더 있는데, 체 게바라가 페루인 일다 가데아와 가진 앞선 혼인에서 얻은 일다로, 1995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아단 차베스 주 쿠바 베네수엘라 대사는 게바라 마르치에 대해 "훌륭한 동지였다"고 추모했다.

게바라 마르치는 노동법을 전공한 뒤 아바나 체 게바라 연구소를 운영하며 부친의 업적과 사상을 알리는 데 헌신해왔다.

쿠바 혁명 주역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우측)와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 AFP=뉴스1 자료 사진

부친 체 게바라는 쿠바 혁명의 상징적 인물로,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의학을 공부하던 1950년대 초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하다 불평등과 빈곤 등 대륙이 처한 처참한 현실을 보고 혁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멕시코에서 피델 카스트로와 라울 카스트로 형제를 만난 게 쿠바 혁명 동참 계기가 됐다.

체 게바라는 쿠바 혁명군과 함께 풀헨시오 바티스타 당시 쿠바 친미 군부 정권을 타도하는 데 일조, 지금까지도 쿠바 혁명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이후 체 게바라는 콩고와 볼리비아에서 유사한 마르크스 혁명을 시도하다 1967년 39세의 나이로 볼리비아에서 사살됐다. 그 배후로는 냉전 시대 중남미 공산화를 염려하던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목되기도 한다.

반면, 피델·라울 형제는 체 게바라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피델 카스트로는 1959년부터 2008년까지 쿠바 총리 겸 국가평의회 의장을 지냈으며, 동생 라울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국가평의회 의장을 이어받은 뒤 정권을 자신의 '오른팔'에 넘겼다. 지난해 4월까지는 공산당 총서기(제1서기)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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