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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웹툰은 인앱 아닌 PC결제 30% 싼데…왜 게임은 가격이 똑같을까

게임도 '자체 결제' 도입…탈(脫) '인앱결제' 행보
왜 게임은 PC·모바일 가격이 똑같을까?…"형평성·PC쏠림 문제 우려"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2-04-04 06:00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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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게임 아이템은 PC와 모바일 가격이 똑같나요?"

카카오톡 이모티콘 무제한 이용권을 아이폰 앱에서 구매하면 6900원이지만, PC에서 구매하면 3900원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프리미엄 이용권을 안드로이드 앱에서 구매하면 1만6500원이지만, PC에선 1만3900원이다.
이처럼 같은 상품에도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는 '결제 방식' 때문. 모바일의 경우 구글과 애플이 제공하는 '인앱'(In-App)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 수수료 30%가 부과되지만, PC의 경우 자체결제 방식을 도입해 평균 5% 수수료만 내면 된다.

그런데 게임 아이템의 경우 PC와 모바일 상품 금액이 똑같아 이용자들 사이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PC 결제의 경우 앱마켓에 수수료를 내지 않는 만큼 가격도 더 저렴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게임사 관계자들은 PC와 모바일 결제 가격이 다르게 설정된다면 'PC 쏠림 현상' '이용자 간 형평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자체결제' 시스템 도입…탈(脫) '인앱결제' 행보

최근 국내 대형 게임사 넥슨은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던파모바일)을 출시하면서 자사 게임중 처음으로 '자체결제' 방식을 도입했다. 던파모바일은 PC와 모바일 연동이 가능한 '크로스플랫폼' 형태로 운영된다. 모바일 버전엔 구글·애플이 제시하는 인앱결제를 적용하지만, PC 버전엔 넥슨의 자체결제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던파모바일이 앱마켓 인기 순위 최상위권에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자체결제 적용이 알려졌으나 던파모바일 이외에도 PC 버전에 자체결제를 도입한 게임은 많다. 국내 대형 게임사 넷마블의 'A3 스틸얼라이브', 엔픽셀의 '그랑사가', 라인게임즈의 '언디셈버'가 그 예다.

이는 국내 게임사들이 더이상 글로벌 앱마켓에 '의미없는 수수료'를 납부하지 않겠다는 행보다. 그동안 게임사들은 구글과 애플이 강제하는 '인앱 결제'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모바일 버전 뿐만 아니라 PC 버전에도 인앱 결제를 적용하고 있었다. 인앱결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구글과 애플으로부터 '게임 노출 중단' '업데이트 지연' 등 어떠한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같은 경우 PC와 모바일 연동 방식이지만, PC 버전에도 앱마켓의 인앱결제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선 PC 버전의 경우 구글와 애플로부터 특별한 편의를 제공받지 않는 만큼 굳이 인앱결제를 적용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확산됐고, 점차 자체결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넥슨 제공)© 뉴스1
넥슨 제공)© 뉴스1

◇"왜 게임은 PC와 모바일 가격이 똑같나요?"


짚고 넘어가야 할 건 PC-모바일간의 가격 차이다. 음원·웹툰·OTT 서비스의 경우 PC와 모바일 결제 금액이 15~30% 정도 차이가 난다.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에 부과하는 수수료율만큼 나는 차이다.  

실제 카카오톡 이모티콘 무제한 이용권을 아이폰 앱에서 구매하려면 6900원이지만, PC에서 구매하면 3900원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프리미엄 이용권을 안드로이드 앱에서 구매하려면 1만6500원이지만, PC에선 1만3900원이다.

그런데 게임의 경우 PC-모바일 간의 가격 차이가 없다. 넥슨 던파모바일의 아바타 상품 '월하의 가르침'을 모바일 버전에서 구매하려면 3만9800원, 이를 PC로 구매해도 3만9800원이다. 던파모바일 뿐만 아니라 넷마블의 A3,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 대부분의 게임이 PC-모바일 가격을 같게 설정하고 있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선 의문을 제기한다. PC 결제의 경우 앱마켓에 수수료를 내지 않는 만큼 가격도 더저렴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가격 다르면 '형평성 문제' 'PC 쏠림 현상' 나타나

다만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형평성 문제' 'PC 쏠림 현상'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우려해 PC·모바일 가격을 같게 설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이나 OTT 이용권과 달리 게임 아이템의 경우 가상 공간에서 일종의 '가치'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거래가 되기도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같은 아이템을 PC 버전에선 저렴하게, 모바일 버전에선 비싸게 판다면 이용자 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PC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PC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는 가격이 낮으면 모든 이용자가 PC에서 아이템을 구매할 것이고 결국 모바일 기반의 게임이 PC 중심으로 주객전도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대부분 모바일 게임이 중심이고, PC는 부가 서비스 같은 개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PC 결제가 더 저렴하다면, 게임은 모바일에서 하고 결제는 PC에서 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게 이용자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구글이나 애플이 PC 버전에도 자체결제를 금지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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