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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대학생 없는 대학가 원룸촌…"2학기엔 나아질까요"

"직장인 있는 곳은 살만하지만…학생 수요 기댔던 곳은 속탄다"
"월세 낮춰도 학생 없어"…대학 대면수업 관련 발표 예정에 '촉각'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21-06-22 05:05 송고 | 2021-06-22 08:44 최종수정
대학가 입학 시즌을 앞둔 16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앞 주민알림판이 하숙 및 원룸 공고 안내문이 몇 개 붙어 있지 않아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2.1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대학가 입학 시즌을 앞둔 16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앞 주민알림판이 하숙 및 원룸 공고 안내문이 몇 개 붙어 있지 않아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2.1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대학가 임대업자들은 1년이 넘도록 속끓이며 살고 있어요. 2학기부터는 대면수업이 좀 확대되려나, 그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가 임대업계 시름이 깊다.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사라지면서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찾는 수요가 뚝 끊긴 탓이다. 임대업자들은 대면 수업이 재개돼 학생들이 대학가로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22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대학가는 비대면 수업 장기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10개 지역에서 원룸, 투·스리룸 월세가 하락 또는 보합했다. 서울대학교(34만원)가 6%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건국대학교(41만원), 경희대학교(42만원)도 각각 5%씩 큰 내림폭을 나타냈다.

1~2월은 대학가 임대업계에서는 '신학기 대목'으로 불리지만 코로나19에 학생 수요가 감소하면서 월세 하락으로까지 이어진 모양새다. 대학가에서는 아직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분위기다. 건국대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생계형 임대업자들은 하루하루 속 끓이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유학생은 끊긴지 오래고, 이미 들어와있던 학생들도 이제 방학이니 방을 뺀다"며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니 '혹시나' 하고 들어오는 학생도 없다. 월세, 보증금을 낮추더라도 찾는 사람 자체가 없으니 공실이 는다"고 하소연했다.
대학생들의 원룸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대학가 일대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입장이 갈렸다. 입지에 따라 대학생이 떠난 자리를 직장인이 채우며 '한숨 돌렸다'는 곳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서울대가 가까운 관악구 봉천동 소재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대학생 손님이 많이 줄긴 했다"면서도 "하지만 이쪽은 대학생 말고도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기 곳이라, 역과 가깝거나 신축 같은 장점만 좀 갖추면 공실 걱정은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앙대·숭실대 근처의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어떤 건물은 공실이 절반인 곳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지하철역이 멀거나 구축은 직장인들이 선호하지 않아 학생들이 주로 들어왔는데, 비대면 수업에 수요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예전엔 졸업유예반이 취업을 준비하며 남아있었는데, 취업도 어려우니 아예 방을 빼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늘었다고 한다.

지방 대학가는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전남대가 위치한 광주광역시 북구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손님이) 반은 줄어든 것 같다"며 "대놓고 월세를 크게 깎아서 내놓기는 어려워도, 손님이 오면 5만원씩 10만원씩 깎아줄 수 있다고 먼저 얘길 건넨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오는 2학기 대학 대면수업 및 활동 확대 관련 대책을 24일 발표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서울대가 대학 중 처음으로 2학기 대면수업 진행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대학까지 추세가 이어질까 주목하고 있다.

신촌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생계형으로 임대업을 하는 경우나 학생들 덕에 가겟세 내던 상인들에겐 코로나 시대가 정말 가혹했다. 적자를 못 버티고 나가떨어진 분도 많다"며 "대면수업이 시작되면 학생들도 다시 찾아올 것이고, 차츰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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