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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실제모델 '천재소녀' 윤송이의 10년 투자…엔씨 AI 기술 빛보나

'AI 날씨 기자'·'영상 편집 AI' 등 비게임 영역까지 확대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2020-08-24 06:15 송고 | 2020-08-24 10:18 최종수정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엔씨소프트 제공)© 뉴스1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엔씨소프트 제공)© 뉴스1

엔씨소프트의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이 10년 동안 전폭적으로 투자를 진행해왔던 인공지능(AI) 사업이 조금씩 빛을 보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B금융과 엔씨소프트는 AI 기반 투자자문 합작사 설립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금융업에 첫 발을 디딘다는 의미를 갖는다.
엔씨소프트가 10년간 AI분야에 투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윤송이 사장이 있다. 드라마 '카이스트'에서 배우 이나영이 연기한 천재 공학도의 실제 모델인 그는 2004년 29세에 SK텔레콤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되며 아시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주목할 만한 세계50대 여성 경영 기업인'으로 선정되는 등 공대 출신 경영인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와의 결혼을 계기로 2008년 엔씨소프트에 합류한 윤 사장은 2011년 AI TF(태스크포스, 전담조직)를 주도했다. AI TF는 AL 랩 조직을 거쳐 2016년 AI 센터로 확대됐다.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학 인간 중심 AI연구소의 자문 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제리 양 야후 공동 창업자, 제프 딘 구글 AI 책임자 등과 함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AI 연구조직을 꾸린 엔씨소프트는 현재 전문 개발 인력만 150명에 이르며 게임뿐 아니라 다방면에 접목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윤 사장은 외국에서 AI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국내 AI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공식방문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에서 '인간과 AI의 공존, AI시대의 윤리'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사장은 AI가 가진 잠재성·파급력에 주목하는 한편 그에 따른 윤리적 위험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오늘날 사람들의 주머니 속에는 AI로 구동되는 디지털 제품 하나씩은 들어있을 것"이라며 "그 개수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아직 AI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게임뿐만 아니라, 자율 주행 자동차와 건강 관리 등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형의 사업을 개선할 수 있는 놀라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이 분야의 어떤 기업도 AI가 편견을 확산시키는 문제에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컴퓨터가 도출한 결과는 대부분 옳다고 믿지만 AI 자체는 본질적으로 편견의 문제를 지닐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가진 잠재력에 주목하는 만큼, 이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공정하고 책임 있는 AI 알고리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뉴스1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뉴스1

엔씨소프트에서 AI 연구조직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인물은 이재준 AI센터장과 장정선 NLP센터장이다. 두 센터장은 윤송이 사장과 SK텔레콤에서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를 함께 개발한 인연이 있으며 윤 사장이 영입했다. 엔씨소프트 사내에서 AI 센터가 '윤송이 라인'으로 통하는 이유기도 하다.  

엔씨소프트의 AI 연구는 게임 관련 기술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도구'라는 정의 아래 더 큰 비전을 갖고 연구를 추진 중이다.

AI연구조직은 AI센터와 자연어처리(NLP)센터 두개의 축으로 하위에 △게임 AI랩 △스피치랩 △비전 AI랩 △언어 AI랩 △지식 AI랩 등 5개의 랩(Lab)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게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서는 게임 AI랩뿐이다.

이곳에서는 '보이스 투 애니메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음성에 맞춰 캐릭터의 표정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AI 기술이다. 이전 방식으로 작업하면 1분짜리 대화에 필요한 표정을 그리는 데만 하루가 족히 걸리지만, '보이스 투 애니메이션'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뉴스1
(엔씨소프트 제공)© 뉴스1

게임 외 기술 영역의 투자·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AI 날씨 기자'와 '영상 편집 AI'다. 지난 4월 등장한 머신러닝 기반 'AI 기자'는 일기예보 데이터와 한국환경공단의 미세먼지 자료를 파악한 뒤 스스로 매일 하루 3번의 기사를 작성한다.

현재까지의 '로봇 기사'는 증시나 스포츠 경기 결과 등 정형화된 데이터를 미리 만든 템플릿에 넣어 만드는 방식이었지만,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AI 기자는 머신러닝 기반 자연어처리(NLP)기술을 습득해 문장을 100%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엔씨소프트는 기자의 기자작성 업무를 돕는 AI 기술도 개발 중이다. 기사 작성시 AI 가 기사 내용을 파악해 관련 사진을 자동 추천하고 특정 이슈의 흐름을 파악해 자동으로 연표를 생성해주는 식이다.

또 영상 편집 AI도 내놓았다. 엔씨소프트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PAIGE)'를 통해서 이용자는 경기 종료 직후 AI가 편집한 △전체 경기 요약 영상 △3분 하이라이트 △홈런 모아보기 △선발투수 모아보기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영상을 편집하는 다른 서비스와 달리, '페이지'는 AI가 경기 종료 직후 5분 내외로 다양한 영상을 모두 편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AI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용자는 궁금한 야구 영상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선수가 홈런 쳤어?"라고 질문하면 응원하는 구단 경기의 홈런 기록과 영상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AI는 "승리는 짜릿해", "우리가 이기겠지만 경기 결과를 예측해보자" 등 이용자를 상대로 감정을 표하기도 한다.

엔씨소프트는 우수 인재 영입에 나서는 등 AI 전문 연구 인력의 육성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게임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게임 이외 기술 영역의 투자 및 개발에도 적극적"이라며 "특히 2011년부터 뛰어든 AI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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