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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별 코로나 치료제 후보들…세상 구할 스타 누구?

렘데시비르 유력…그외 고혈압, HIV, 말라리아 등 다양하게 적용
주로 항바이러스제, 면역억제제 그리고 항체 치료제가 대다수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20-06-28 08:00 송고 | 2020-06-29 15:24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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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 세계 연구자들의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렘데시비르'처럼 이미 긴급 승인을 통해 일부 환자들에게 적용된 약물도 있으며 전염병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약물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떠오르기도 한다.

28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임상시험 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gov)에 신규 등록된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약물 중재 임상시험은 905건으로 3상 이상 단계에 들어간 임상시험만 현재 35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 △면역과잉반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는 자가면역치료제 △항체 치료제가 다수를 차지한다.

◇에볼라·말라리아·HIV 등 항바이러스 치료제, 코로나19에 도전 

현재 가장 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 복제를 막아 감염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유럽 그리고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 받았다. 또한 제네릭(복제약) 제조사들과 계약해 전 세계 127개국에 치료제를 공급할 예정이다. 렘데시비르가 향후 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승인될 경우 전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치료제가 될 확률이 높다.

투자은행인 에스브이비 리링크(SVB Leerink)는 이달 초 렘데시비르가 2022년에 76억달러(약 9조1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미국 애브비의 '칼레트라(성분 로피나비어·리토나비르)'와 일본 후지필름에서 개발한 '아비간(성분 파비파라비르)'은 일부 코로나19 환자에 효과를 보이며 유력한 치료제 후보로 떠올랐으나 임상시험에서 안전성 및 효능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또 다른 유명한 후보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을 들 수 있다. 이 약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판세를 바꿀 '게임체인저'라고 칭하면서 유명해졌다.

클로로퀸은 개발된지 오래돼 특허 문제에서 자유로워 가격이 저렴하고 알약 형태로 복용이 간편한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초기 일부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으나 이후 여러 임상에서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현재는 치료제 후보에서 상당히 멀어졌다.

그밖에 우리 몸에서 바이러스 감염 및 증식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인터페론'이 코로나19 환자들의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관절염·혈액암·골수섬유증·탈모 치료용 면역치료제도 도전장 

코로나19 환자 중 과잉 면역 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위중한 경우가 많이 나타나 기존 관절염·혈액암·골수섬유증 치료를 위한 면역치료제들이 앞다퉈 코로나19 환자에 임상시험을 적용 중이다.

현재 임상시험 중인 프랑스의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의 '케브자라(성분 사릴루맙)', 스위스 로슈의 '악템라(성분 토실리주맙)', 미국 일라이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 바리시티닙)' 그리고 스위스 노바티스의 '자카비(성분 룩솔리티닙)'는 모두 환자들의 과잉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면역치료제다.  

국내 기업 중엔 셀트리온이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자가면역치료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램시마'의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임상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우리 몸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을 코로나19 치료제 적용한 연구도 공개됐다.

옥스퍼드대학은 지난 16일 합성 부신피질호르몬제인 '덱사메타손'이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춰준다는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업계에선 덱사메타손은 면역 반응을 억제해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남용될 경우 오히려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아직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그 외에도 최근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안지오텐신2(ACE2) 수용체의 활성에 관여하는 점을 이용해 안드로젠을 억제하는 탈모 및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에 적용하는 임상시험이 진행 예정이다.  

◇'항바이러스치료제 + 면역치료제'  병용요법도 시도

또한 2가지 이상의 약물을 함께 적용하는 '병용요법'도 시도되고 있다.

병용 요법은 질환에 여러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적용해 내성을 줄이고 효능을 높이는 치료법이다. 병용요법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항암치료에선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렘데시비르와 자가면역치료제인 올루미언트 병용요법을 시험 중이다. 국내에선 서울대병원이 참여해 국내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그밖에 로슈에서도 지난 5월부터 악템라와 렘데시비르 병용요법을 개시했다.

◇릴리, 리제네론 등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도 속도 

우리 몸안에 침입한 코로나19를 직접 노리는 항체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항체치료제 'LY-CoV555'와 리제네론의 'REGN-COV2'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중화항체 치료제로 최근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오는 7월과 8월에는 각각 셀트리온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중화항체 치료제도 임상시험을 개시할 계획이다.

특히 셀트리온은 이달 초 공개한 동물시험 결과에서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100분의 1 수준으로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서도 코로나19 치료에 혈액제제, 항암제, 구충제 등 다양한 시도 중

국내 제약사들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이 시험 중인 '나파벨탄'은 혈액항응고제 또는 급성췌장염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다. 한국 파스퇴르연구소에서 진행한 인체 폐세포 시험 결과 렘데시비르 대비 수백 배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다.

그 외에도 일양약품의 백혈병치료제 '슈펙트', 부광약품의 B형 간염치료제 '클레부딘', 신풍제약의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 그리고 엔지캠생명과학의 'EC-18'이 등이 임상시험 중이다.

또한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항암제를, 그리고 대웅제약이 자회사인 대웅테라퓨틱스를 통해 구충제인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GC녹십자가 개발중인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 포함된 코로나 중화항체를 분획해 치료제 형태로 만든 것이다. 

GC 녹십자는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이 참여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와 함께 혈장 치료제 개발에 나섰으며 이와 별개로 다음달 혈장치료제 'GC5131A'가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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