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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뒤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낮 외래·밤 응급당직 오래 못가"(종합)

"진료 일정 묻는 보호자·환자 문의 빗발"
대구 구·군 보건소 오후 10시까지 진료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이성덕 기자 | 2024-02-20 11:38 송고
20일 오전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외래진료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시민들 모습.2024.2.20/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20일 오전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외래진료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시민들 모습.2024.2.20/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낮에는 환자 외래 업무 보고, 밤에는 당직실에서 응급환자를 봐야 합니다"

20일 오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 교수 A 씨가 빠른 걸음을 재촉하며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교수의 수술과 진료 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전공의와 인턴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날 대학병원 외래 접수 창구와 진료 대기실 등에는 일찍부터 환자들로 북적였다.

외래진료를 위해 찾은 김모 씨(60대·여)는 "예약이 취소될까 봐 걱정했는데 예정대로 진료를 보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A 씨는 "교수들은 2주를 마지노선으로 예상한다. 2주 뒤에는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라며 "교수도 사람이다.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낮에는 외래 업무를 보고, 밤에는 응급환자를 봐야 하는데 가능하겠느냐"고 했다.
그는 "2020년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충 때 젊은 의사들이 파업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지금은 다른 상황"이라며 "당시는 자신의 목소리가 관철되도록 투쟁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일을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며 사직서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B 대학병원 교수 C 씨는 "비상 체제로 전환돼 오는 22일 당직을 서게 됐다"면서 "응급환자를 제외한 환자들은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진료 일정을 묻는 보호자와 환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당장 진료 차질은 없겠지만 전공의 공백이 2주 이상 이어지면 필수 의료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항암치료에 특화된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40대 보호자는 "다음 주 어머니 수술 일정이 잡혔는데 그때까지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 결국 국민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고 했다.

각 병원은 진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를 대신해 전문의와 나머지 의사들을 투입해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구시는 전공의 공백이 현실화하자 비상 진료 대책을 마련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8개 구·군 보건소는 평일 진료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해 비상 진료에 나설 계획이다. 군위군보건소는 24시간 운영 중이다.

또 대구의료원 등 지역 5개 공공의료기관은 평일 진료 시간을 연장하고, 전공의 공백 시 전문의 당직 체계 운영 등 비상 진료를 강화하기로 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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