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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불쏘시개 지문'+차량 9만2000대…16년만에 '두 살인범' 잡았다

교도서에서 만나 출소 후에도 친구로 지내던 중 범행 공모
공범 1명 구속기소…나머지 1명은 신상공개 추진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2023-03-07 11:46 송고 | 2023-03-07 15:18 최종수정
인천경찰청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택시기사 강도살인 범인들을 체포했다. 인천경찰청 오승진 형사과장이 7일 본청 수사동 중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3.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경찰청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택시기사 강도살인 범인들을 체포했다. 인천경찰청 오승진 형사과장이 7일 본청 수사동 중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3.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 장기미제사건이었던 2007년 '남촌동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현장에 남아있던 '종이 불쏘시개에 찍힌 (피의자의) 지문' 덕에 일당이 검거되면서 16년만에 해결됐다.

인천경찰청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강도살해 혐의로 40대 남성 A씨와 B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등은 2007년 7월1일 오전 3시 인천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고가 아래 도로변에서 택시기사 C씨(당시 43세)를 흉기로 위협해 현금을 빼앗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후 C씨의 시신을 유기한 뒤, 범행 현장에서 2.5㎞ 정도 떨어진 인천 미추홀구 관교중학교 뒤편 주택가 골목길로 택시를 몰고 이동했다. 이후 택시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당시 경찰은 택시에 불이 나는 것을 목격한 행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A씨 등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당시 C씨의 국과수 부검결과, 사인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과 흉기로 인해 발생한 자상에 의한 다발성 출혈이었다.

경찰은 당시 32명으로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6개월간 집중수사를 벌였다. 수도권에 등록된 범죄 용의차량 5968대, 통신수사 2만6300여 건, 876세대 탐문수사를 진행했다.

이어 C씨의 손목에 묶인 끈, 담배꽁초, 혈흔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A씨 등이 범행을 한 남동고가는 인적이 드물고, 당시 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또 인근 CCTV에 찍힌 영상도 화질이 좋지 않은데다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를 당시 과학기술로는 용의자 특정이 어려워 결국 사건은 장기미제로 분류됐다.

인천경찰청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택시기사 강도살인 범인들을 체포했다. 사진은 2007년 도주하는 피의자의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2023.3.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경찰청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택시기사 강도살인 범인들을 체포했다. 사진은 2007년 도주하는 피의자의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2023.3.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2016년 사건을 넘겨받아 재차 수사에 나섰고, 범인들이 당시 택시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한 종이 불쏘시개를 재차 검토했다.

이밖에 인근 CCTV를 통해 확인된 흰색 번호판을 토대로 범행에 이용된 동종차량 9만2000여대를 압축 후 관련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990대의 차량을 재차 압축했다. 이후 해당 차량을 소유했거나, 소유 중인 2400여명을 직접 찾아가 면담수사를 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 과학기술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종이 불쏘시개에 찍힌 지문의 당사자가 확인됐다. 이어 차량 소유주를 파악한 뒤 2명을 잇따라 검거했다.

경찰은 A씨를 올 1월5일 검거 후 구속했고, 공범 가능성을 수사해 B씨를 2월28일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인천경찰청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택시기사 강도살인 범인들을 체포했다. 사진은 당시 2007년 범행이 발생한 택시와 사건 현장 모습(인천경찰청 제공)2023.3.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경찰청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택시기사 강도살인 범인들을 체포했다. 사진은 당시 2007년 범행이 발생한 택시와 사건 현장 모습(인천경찰청 제공)2023.3.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조사결과, A씨와 B씨는 교도소에서 만나 알게 된 친구 사이로, 출소 후에도 알고 지내다가 범행을 공모했다.

이후 관교동 모 교회 앞에서 C씨가 몰던 택시를 탄 뒤, 인천세무서로 이동했다가 C씨를 흉기로 위협했다. A씨 등은 C씨가 저항하고 도주하려하자 다시 제압해 살해한 뒤, 차량을 사건 현장에서 이동시켜 불태우고 도주했다.

이들은 범행 후 당시 이용했던 차량을 매각하고, 경기도로 이동했다가 다시 지방으로 이동해 도피생활을 해왔다. 이들은 16년간 직장을 구하는 등 일상생활을 해왔으나 이 기간 추가 여죄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검거 후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나중에 검거된 B씨는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해 송치했다. A씨는 현재 재판에 넘겨져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B씨에 대해서는 오는 8일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해 신상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비가 많이 온 데다 CCTV 영상은 흐릿했다"며 "(범행 후 택시 방화에 사용됐던)종이 불쏘시개가 젖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는데 과학기술의 한계 탓에 그 종이에 남아 있던 지문의 당사자도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검토해야 할 자료만 2만5000여 페이지가 넘었고, 어려움이 많았으나 재차 지문분석을 의뢰해 당사자를 검거했다"며 "유족에게도 피의자 검거 상황을 알려 감사의 마음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미제사건을 끝까지 추적해 수사를 중단하고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택시기사 강도살인 범인들을 체포했다. 사진은 경찰에 체포된 A씨의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2023.3.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경찰청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택시기사 강도살인 범인들을 체포했다. 사진은 경찰에 체포된 A씨의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2023.3.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aron03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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