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재휘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학창시절에는 소극적인 아이였다는 그는 자신과 너무 다른 악역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또 다른 삶을 살아봤다. 일진 연기를 '마무리'하고 제 나이 또래의 어른 서범 역할을 연기한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오랜만에 맡은 선역이어서 기뻤고, 또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에 참여했다는 기쁨도 느꼈다. 점차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며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신재휘를 만났다.<【N인터뷰】①에 이어>
-소년법에 대해 많이 알게 됐을 것 같다. '지우학'의 창훈의 악행에 판결을 내린다면.
▷몇호가 어떤 처벌인지, 촉법 소년이라든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대본을 보면서 공부했다. 내가 판사라면 10호 처분? (웃음) 촉법소년 나이는 아니니까 형사재판에서 합당한 처분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배우 신재휘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등 판사 역할로 나온 배우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역할인데 어땠나.▷내가 선배들의 작품을 보며 자랐는데 이번에 함께 출연한 거다. 기대를 엄청 많이 하고 갔는데도 그 이상이었다. 보고만 있어도 공부가 되는 기분이었다. 저 장면은 왜 저렇게 표현한 걸까, 왜 이렇게 연기한 걸까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 많이 배웠다.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의 표현, 행동, 눈빛의 변화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 인물과 하나가 되어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장면이어도 수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임하시는 느낌이더라.
-김혜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포용력이 느껴졌다. 어떤 때는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장난도 치시고 편하게 해주신다. 심은석 판사가 되었을 때는 그 인물이 되어서 연기하신다.
배우 신재휘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모든 소년범 재판을 지켜봤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재판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첫 재판이 기억에 남는다. 두 소년범이 싸우는데 진짜 싸우는 것 같더라. 악인은 어떻게 저렇게 악하게 표현하지,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감탄했다.
-백성우 역할의 배우 이연이 실제로는 여배우여서 화제가 됐다.
▷나도 몰랐다. 현장에서도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고 현장의 연기에 몰입해서 보았다. 나중에 알고 깜짝 놀랐다.
-'소년심판'은 각 에피소드에서 소년범을 연기한 신예 배우들이 많이 주목을 받았다. 실무관을 연기한 소감은 어떤가.
▷실무관이어서 행복했다. 어떤 캐릭터를 맡든 재미있게 임한다. 이번에는 소년범이 아닌 역할인데 그만큼 나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악인을 연기하면 조금 힘든 부분도 있는데 그게 없어서 좋았다. 부모님도 제가 착한 역할을 하길 바라셨는데 드디어 하게 됐다고 좋아하시더라.
-소년범죄의 현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나.
▷나는 일진 연기를 하다 보니 실제로 엄청난 범행을 하는 사례를 많이 들었다. 어른들이 상상도 못하는 범죄들도 많더라. 다만 그런 범죄에 대해 어떤 처벌이 이뤄지는지 몰랐는데 이번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현실적으로 개선되어야 하는 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배우 신재휘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신재휘의 소년 시절은 어땠나.
▷소심하고 소극적인 아이였다. 이성 친구들에게는 말도 잘 못 걸었다. (웃음) 그래서 친구들도 내가 악역을 하면 신기해 한다. 나도 내가 악역을 많이 맡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반전이랄까, 그런 재미도 잇다.
-'소년심판'은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
▷오랜만에 선역을 보여드려서 즐거웠다 .작품으로만 뵀던 대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고 많이 배웠다. 현장에 가는 것이 설렜고 어떻게 녹아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과물이 좋은 평을 받고 있어서 기쁘다. 겨울날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
-데뷔해서 5년의 시간이 지났다. 조금 능숙해졌나.
▷(연기라는) 벽을 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 매 작품마다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을 만나고 좋은 연기를 본다. 그런 나이와 경력과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도 어린 배우들이 연기를 정말 잘하지 않나. '나는 저 나이에 게임만 했는데' 싶고. 이 직업은 진짜 안주할 수 없는 것 같다. 무게감을 느낀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작품도 많이 하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건 변함이 없다. 그런데 나를 잘 챙기면서 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예전에는 경주마처럼 했다면, 나라는 사람이 보다 건강한 연기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인간 신재휘를 너무 뒤에 두지 말고. 건강하게 연기하고 싶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