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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마다 에너지株 '들썩'…"자원전쟁에 요동친다"

대성에너지 사흘간 45% 급등…원유株·ETF 일제 상승
"미-러 에너지 갈등 영향…코로나 종식되면 더 심해질 수도"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2022-02-24 06:05 송고 | 2022-02-24 09:54 최종수정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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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석유, 가스 등 에너지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지 생산 국가인 러시아에서 촉발한 공급 차질이 글로벌 사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세계 1위 천연가스 생산국가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가로질러 설치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 수요의 3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전세계 가스 생산량 2위 국가이자, 원유도 세계 3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대란에 따른 주가 급등락이 단기 이슈에만 그치지 않고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자원전쟁'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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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석유·가스 종목의 주가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도시가스 공급 기업 대성에너지는 사흘간 44.5% 상승했다. 대성에너지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도시가스 공급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지에스이는 최근 2주간 90% 넘게 오르기도 했다.

석유공급기업 중앙에너비스(26.7%), 가스충전소·주유소 운영사 흥구석유(12.3%)도 주간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이다.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ODEX WTI원유선물은 금주에만 2.6%, TIGER 원유선물Enhanced는 2.56%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를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자국군대 주둔을 공식화한 데 대해 '침공'으로 규정하며 제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발표 이후 뉴욕 증시는 급락했지만 에너지 가격은 상승했다. 국제유가 기준이 되는 북해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선물은 장 중 99.5달러까지 급등하며 2014년 9월2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선물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전날보다 MMbtu(100파운드 물을 화씨 1도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 1.91% 오른 4.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낮은 재고와 수요회복 기조, 유가 수준을 고려했을 때 불가능한 가격은 아니다"며 "서방 국가들이 추가 제재를 가할 경우 유가 추가 급등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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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장 경쟁에 몰두한 주요 생산국들이 에너지 공급망을 두고 이른바 '자원전쟁'을 벌이면서 분쟁이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럽 천연가스 공급권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에서 비롯된 건 단적인 예다. 미국이 우방국인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의 유럽 천연가스 연결 통로를 차단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럽 천연가스 공급 주도권을 두고 미-러 갈등이 표출됐다는 것이다.

황수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자원 무기화 경향이 드러나고 있다"며 "중국은 전세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희토류를,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원유 등에서 협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 국면을 맞으면서 국가 간 분쟁의 강도가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대부분의 국가의 목표는 코로나19 대응이었지만 이제는 '성장' 경쟁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자원이 잠재적 분쟁의 대상이자 주도권 다툼의 영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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