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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아프간 사태, 미중 패권전쟁에 어떤 영향 미칠까?

탈레반 승리로 당분간 중국이 가장 큰 반사익 누릴 듯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1-08-18 13:47 송고 | 2021-08-18 13:53 최종수정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뒤 아프간인들이 카불 공항에서 카타르로 가는 미국 공군 수송기에 빼곡하게 탑승해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뒤 아프간인들이 카불 공항에서 카타르로 가는 미국 공군 수송기에 빼곡하게 탑승해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탈레반의 승리로 당분간 중국이 가장 큰 반사익을 누릴 전망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어제는 베트남, 오늘은 카불, 내일은 타이베이"라며 대만을 맘껏 조롱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탈레반이 카불을 수복하자마자 환영 성명을 내며 크게 반기고 있다.
◇ 중국 아프간 개입 가능성 거의 없어 : 일각에서 중국이 아프간 사태에 개입해 미국처럼 수렁에 빠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은 탈레반이 카불을 탈환하자 환구시보를 통해 “중국이 아프간 사태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언했다.

아프간은 아시아와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천혜의 지정학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열강이 아프간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됐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19세기에는 영국이, 20세기에는 구소련이, 21세기에는 미국이 아프간이란 늪에 빠져 허덕여야 했다. ‘아프간은 강대국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초강대국들도 아프간을 정복하는 데 실패한 이유는 가혹한 기후, 거친 산악지형, 이슬람 전사들의 끈질긴 저항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험준한 산악 지대에 숨어 끝없이 게릴라전을 펼치는 그들에 당대의 최강국도 속수무책이었다.

무엇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 외교의 기본 노선이 ‘상호 불간섭’ 주의다. 나도 너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은 터이니 너도 우리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 중국 외교의 기본 전략이다.

따라서 중국이 아프간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 아프간으로 인도 견제 가능 : 중국은 탈레반의 승리로 일대일로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인도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인도를 겹겹이 포위할 수 있어서다.

인도 바로 위에 위치한 파키스탄은 이미 중국 편이다. 파키스탄 위에 위치한 아프간마저 중국 편으로 만들면 인도를 겹겹이 에워쌀 수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인도를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아프간 위치도 - 구글 갈무리
아프간 위치도 - 구글 갈무리

◇ 중국 아프간 도와 희토류 개발 할 것 : 중국은 탈레반과 협력해 희토류를 생산할 전망이다. 아프간에는 희토류 등 광물자원 3조 달러(3523조)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종잣돈이 없는 아프간은 엄청난 자원을 방치하고 있다. 탈레반 정부는 정권이 안정되는 대로 빠른 경제성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중국 외교부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자마자 “탈레반의 승리를 축하한다. 아프간과 우호적인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특히 “아프간의 재건과 개발에 중국이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처=중 외교부) © 뉴스1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처=중 외교부) © 뉴스1

이미 탈레반은 카불 수복 전에 중국에 최고위 외교사절단을 파견했다. 왕이 외교부장과 탈레반의 2인자로, 정치적으로는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회담을 가진 것.

이들은 지난달 28일 톈진에서 회담을 갖고 상호 내정에 불간섭하는 것에 동의하는 한편 경제협력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월 28일 탈레반의 2인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톈진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월 28일 탈레반의 2인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톈진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탈레반이 해외에 외교사절을 파견한 것은 중국이 유일하다. 아프간이 그만큼 중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이 아프간을 도와 희토류 생산에 나선다면 미국 경제에 타격은 물론 안보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미국의 CNBC는 18일 보도했다. 희토류는 최첨단 무기에도 들어가는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 탈레반 신장 독립 지원할 가능성 크지 않아 : 중국-아프간 관계의 유일한 리스크가 탈레반이 같은 수니파인 신장위구르자치구 독립 세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탈레반은 미군을 몰아냄으로써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이에 따라 탈레반 중 극단주의 세력이 같은 종교를 믿는 위구르족의 독립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설 수 있다.

아프간에서 ‘와칸회랑’만 지나면 바로 중국이다. 그리고 탈레반은 미군 철군 과정에서 엄청난 무기를 확보했다. 중국과 일전을 겨뤄볼 만하다.

그러나 이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과 탈레반 모두 가장 큰 적은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국 모두 미국을 타도하기 위해서 일단 협력할 전망이다.

미국 이란 주모순 앞에 위구르란 부모순은 순위가 밀린다. 미국이 쇠퇴한다면 부모순이 주모순이 될 것이다. 그때 가서 위구르 문제를 해결해도 늦지 않다. 그 이전까지 양국은 불구대천의 원수인 미국 제국주의 타도를 위해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중은 치열한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프간 사태는 단기간 중국에게 유리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자못 궁금하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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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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