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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지는 韓中 배터리 전쟁…K-배터리 숨 불어넣는 中企 '에이프로'

[K-히든챔피언]②"세계 유일 후공정 전과정 장비 생산능력 갖춰"
GaN로 장비 소형화…후공정 넘어 재활용 시장에도 도전장

(안양=뉴스1) 조현기 기자 | 2021-04-01 07:25 송고 | 2021-04-01 10:38 최종수정
편집자주 2019년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을 제한하자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간판 기업들의 공장이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사실상 힘으로 우리나라를 굴복시키겠다는 '경제침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오히려 일본만 체면을 구긴 셈이 됐다. 일본의 무력 시위를 무력화한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국산화에 매진한 '강소기업'이다. 일본 보복 조치 이후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는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기술보증기금, 이노비즈협회와 함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히든챔피언'을 만나봤다.
(에이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에이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우리는 배터리에 생명(숨)을 불어넣는 회사입니다"

지난 29일 안양 에이프로 본사에서 만난 이재인 실장의 말이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낯선 에이프로를 한마디로 설명해 달라고 하자 돌아온 답이었다.  
에이프로는 최근 각광받는 2차 전지(배터리)를 생산하는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특히 제조 공정 3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후공정(활성화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만들고 있다. 2차전지는 '전극공정→조립공정→활성화공정' 등 총 3단계 과정이 있다.

이 중 '활성화 공정'은 만들어진 2차전지에 미세한 전기를 줘서 배터리가 양극과 음극의 전기적인 특성을 가지게 하는 작업이다. '배터리에 숨을 불어넣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출고 직전 꼭 거쳐야 하는 중요한 공정이다.

(자료제공=에이프로) © 뉴스1
(자료제공=에이프로) © 뉴스1

◇ 세계 유일 활성화 공정 전 장비 생산 가능…"GaN으로 장비 소형화까지도"


에이프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활성화 공정에 쓰이는 모든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한 마디로 2차전지 제조사 입장에서는 에이프로 장비 만으로도 활성화 공정을 구성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 2000년 창립 이후 20년간 2차 전지 한우물을 판 덕분이다. 

활성화 공정은 고온가업 충방전기 △디게싱 △에이징 △일반 충방전기 △IR-OCV 및 DC-IR 측정 △Cycler 신뢰성 테스트 등 장비 등을 활용해 2차전지에 양극과 음극의 전기적 특성을 만들어낸다.
에이프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장비 자체를 소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반도체를 장착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GaN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규소(실리콘·Si) 대신 갈륨(Ga)이 들어간 화합물 '갈륨나이트라이드'(GaN)로 만든 반도체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아 장비의 소형·경량화를 할 수 있다.

장비 소형화는 2차전지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가령 특정 공간에서 장비 10대로 2차전지를 생산했다면, 장비 소형화를 통해 동일한 공간에 20대의 장비를 설치해 2차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실장은 "갈륨나이트라이드 반도체로 교체하면 2차전지 배터리 충·방전기 효율이 10% 이상 개선되고, 공간 대비 2차전지 생산량은 22%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에이프로는 이같은 노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강소기업 100'에 선정됐고, '이노비즈 인증'(강소기업 인증)을 받았다. 강소기업100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게 부여된다. 이노비즈 인증은 기술 경쟁력, 미래 성장성, 고용창출 능력 등을 갖춘 기업혁신형 중소기업에게 주어지는 국가 인증제도다.

© 뉴스1 조현기 기자
© 뉴스1 조현기 기자

◇ 에이프로 "후공정을 넘어 2차전지 재활용에도 도전"

에이프로는 후공정을 넘어 2차전지 재활용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빠르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가 보편화되면, 자연스럽게 폐배터리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폐배터리 관련 사업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에이프로는 후공정에서 2차전지를 진단하는 기술을 활용, 재활용 산업까지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이 실장은 "에이프로가 보유한 진단 기술을 이용하면 정말 버릴 2차전지와 좀 더 활용 가능한 2차전지를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프로는 앞으로 해외진출 및 연구개발도 더 강화할 예정이다. 에이프로는 오랫동안 LG화학 협력사로 일해 왔고 LG화학이 중국 난징과 폴란드에 생산시설을 늘리면서 동반 진출했다. LG화학은 미국에서 GM과 합작 후 현지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에이프로 역시 미국에도 동반 진출할 예정이다.

에이프로는 이번달 경기 시흥 시화공단에 3층 규모 기술연구센터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2차전지 관련 기술들을 연구해 관련 산업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현재 에이프로는 연구개발(R&D) 인력이 전 직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기술보증기금·이노비즈협회 등은 에이프로를 비롯해서 강소100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강소100 선정 기업들은 이제 탈(脫)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에이프로와 같은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많이 나오고 계속 클 수 있도록 총력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윤모 기보 이사장도 "에이프로처럼 강소100 선정된 기업들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이 기업들이 미래를 탄탄히 준비할 수 있도록 보증과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임병훈 이노비즈협회 회장은 "에이프로와 같은 이노비즈 기업들이 K-배터리의 활약에 녹아있다"며 "이노비즈 기업들이 우리나라 2차전지 산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종현 에이프로 대표이사 (에이프로 제공) © 뉴스1
임종현 에이프로 대표이사 (에이프로 제공) © 뉴스1
(자료제공=에이프로) © 뉴스1
(자료제공=에이프로) © 뉴스1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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