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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쿠팡, 美 증시 상장 통해 '10억 달러' 조달한다

물류시설 확충·해외진출 위한 실탄 확보
김범석 의장 차등의결권으로 경영권 유지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이주현 기자 | 2021-02-13 18:03 송고
뉴스1DB © News1 김진환 기자
뉴스1DB © News1 김진환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이 이뤄진다면  국내 물류시설 확충은 물론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쿠팡이 12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0억달러를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쿠팡은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 소프트뱅크로부터 총 30억달러(3조3000억원)를 수혈했다. 이는 국내 30개 도시에 150개 이상 물류센터를 세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지속적인 투자에 따른 가용 자금 추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직 상장될 주식수와 공모가 범위에 따라 유동성은 남아 있지만 최소한 10억달러 규모 자금을 기준점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쿠팡이츠와 로켓프레시 등 신사업 확대와 물류 투자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자금 확보는 필수다. 특히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둔 만큼 미래 계획에도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가치 평가와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상장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유동적"이라며 "중국 알리바바 상장 이후 가장 큰 외국 기업의 상장이어서 현지에서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꾸준히 성장하는 매출과 반대로 이어지는 적자에도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은 약 119억6733만달러(약 13조2500억원)다. 이는 전년 62억7326만달러(7조1000억원)보다 91%가량 늘어난 수치다. 영업손실은 5억2773만달러(5805억원)로 2019년 6억4383만달러(7082억원)보다 1200억원 가량 낮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뉴욕증권거래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쿠팡, 김범석 의장에 힘 싣는다…차등의결권 확보

쿠팡은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에게 차등의결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차등의결권이란 창업주에게 다른 주주가 보유한 보통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을 견제하고 의사결정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장치다.

쿠팡 주식은 클래스A 보통주와 클래스B 보통주로 구성된다. 클래스B는 클래스A 대비 주당 29배의 의결권이 있다. 즉 쿠팡 지분율 1%만 보유하더라고 29%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모두 김 의장이 소유한다. 다만 김 의장이 주식을 매각 혹은 증여하면 차등의결권 기능을 상실하도록 했다.

업계에선 김 의장이 차등의결권을 확보함에 따라 상장 후에도 쿠팡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으로 지분율이 낮아지더라도 차등의결권을 통해 얼마든지 경영권 방어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신고서류를 통해 김 의장 급여도 확인됐다. 그는 지난해 연봉 88만6000여 달러(약 9억8000만원)와 상여금을 합해 158억원을 수령했다.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 역시 약 2764만달러(305억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 뉴스1
쿠팡 © 뉴스1

◇김범석 "쿠팡맨에 1천억 자사주 보너스 줄 것"…韓 1호 프로토콜 경제 탄생하나

김 의장은 상장 이후에도 직원들과 상생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놨다.

그는 "일선 근무자와 비(非)매니저급 직원들에게 최대 총액 90만달러 혹은 1000억원의 주식 보상을 승인할 계획"이라며 "우리의 직원들과 일선 근무자(쿠팡맨)들은 쿠팡의 중추이며 성공의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축하하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선 근무자들이 우리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기 위해 고생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플랫폼 경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프로토콜 경제'를 실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상장 당시 숙박공유 호스트를 위해 비의결주식 920만주를 '숙박공유 호스트 기부펀드'(Host Endowment Fund)에 기부했다. 또한 SEC는 우버 운전자 및 플랫폼 노동자에게 1년 보상금은 15%까진 지분으로 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쉽게 말해 우버 운전자들이 월급 대신 우버 주식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성장하는데 자신의 집을 제공한 호스트나 우버 기사의 공을 무시하기 어렵다. 하지만 플랫폼 경제에서는 에어비앤비와 우버 본사가 버는 돈에 비해 이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얼마되지 않는다.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프로토콜 경제다. 

'프로토콜 경제'란 시장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일정한 규칙(프로토콜)을 만들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경제를 말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보안과 프로토콜 공유 문제를 해결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정해놓은 규칙을 따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탈중앙화·탈독점화가 가능하다. 공정성과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

또 쿠팡은 2025년까지 5만개 일자리 창출도 약속했다. 이미 지난해 약 2만5000명 직원을 고용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 창출 기업으로 꼽혔다. 

김 의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매일 쿠팡에 의존하는 고객과 입점업체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며 "앞으로도 한국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좋은 일자리에 투자해 국내 지역경제에 지속해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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