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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6개월' 탈출 앞둔 정유사…하반기는 나아질까

3분기 정유업계 '흑자전환' 전망 예상 다수
다만 국제유가 하락에 정제마진 회복은 아직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0-10-05 06:30 송고
서울시내 한 주유소. 2020.9.2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시내 한 주유소. 2020.9.2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올해 상반기에만 5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시기를 보낸 정유업계가 3분기에는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다만 흑자 폭이 크지 않고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도 어려운 여건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3분기 SK이노베이션은 1295억원의 영업이익을, 에쓰오일도 20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양사는 올해 상반기 각각 2조2148억원과 1조17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흑자가 유력하다. 대신증권은 3분기 현대오일뱅크가 998억원의 영업이익을, DB금융투자는 GS칼텍스가 123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상반기에 국내 정유 4사가 총 5조10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반등한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바닥을 찍었던 국제유가가 3분기 들어 상승하면서 재고 손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한 후 수송 등을 거쳐 판매할 때까진 1개월 이상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정유사는 구매 가격보다 그만큼 비싸게 팔 수 있어 재고평가 이익이 생긴다.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원유 저장탱크. 2020.4.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원유 저장탱크. 2020.4.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다만 흑자 폭이 크지 않고 앞으로 예상되는 상황도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업계에는 아직 비관적인 의견이 많다. 증권업계는 3분기 정유 4사가 총 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데, 지난해 3분기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1조408억원이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사상 최악이었던 상반기에서 턴어라운드를 했다는 의미 정도만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3분기 반등을 이끌었던 국제유가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는 점을 우려한다. 이 경우 정유사는 3분기에 재고평가 이익을 기록한 것과 반대의 이유로 재고평가 손실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67달러(4.31%) 하락한 37.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분기 들어 WTI 가격은 점점 오르면서 배럴당 43.39달러(8월26일)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급락하면서 그동안의 회복세를 반납했다.

지난 8월 40달러 중반대까지 상승했던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도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지난 2일에는 각각 배럴당 38.62달러와 39.27달러에 마감했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이하를 기록한 건 지난 6월16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의 원유 시추시설 © 로이터=뉴스1 © News1 민선희 기자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의 원유 시추시설 © 로이터=뉴스1 © News1 민선희 기자

국제유가의 급락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판정도 한 배경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석유제품의 수요 부진 우려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유사 수익의 핵심인 정제마진도 아직 손익분기점 이하란 점에서 어려운 여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월 넷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의 경우 배럴당 0.5달러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정제마진은 4~5달러를 넘어야 손익분기점으로 보기에 지금은 '팔수록 손해'인 셈이다.

업계에선 석유제품의 수요 위축 현상이 얼마나 빨리 해결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본다. 또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상반기에는 '하반기만 되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실적이 기대만큼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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