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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미계약 수백가구 속출…'미분양 악몽' 재연되나

조정대상지역 묶여 비규제 풍선효과 사라지자 인기 시들
"분양시장도 '똘똘한 한 채' 찾는 옥석가리기 본격화"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20-09-01 06:15 송고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 투시도.© 뉴스1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 투시도.© 뉴스1

연초 비규제 '풍선효과'(비규제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것)를 누렸던 인천 영종도 아파트 분양시장에 미계약 물량 수백 가구가 속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6·17 부동산대책 등을 통해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전반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분양시장에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영종도에서 이번 주 2개 단지가 무순위 청약에 나선다. 지난 7월 분양했으나 미계약·부적격 잔여물량이 발생해 다시 청약을 진행하는 것이다.
시행사 21세기개발이 인천광역시 중구 중산동 1871-4 일대(영종국제도시 A31블록)에 지난 7월 분양한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는 총 412가구 중 무려 87%에 달하는 357가구가 아직 미계약 물량으로 남아있다.

이 아파트는 7월 말 1·2순위 청약 당시 290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고, 146가구가 청약 미달했다. 청약 성적에 실망한 수요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미계약 물량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디에스네트웍스가 인천 중구 운남동 1598-1 일원(영종국제도시A7블록)에 7월 중순 공급한 '운서2차 SK뷰 스카이시티'도 총 909가구 중 40%가 넘는 365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아 이번 주 무순위 분양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1·2순위 청약에선 1108명이 지원했으나, 미계약 물량이 대거 남았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과거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영종도는 올 초 분양시장 호황과 비규제 지역 풍선효과에 힘입어, 청약 단지에 수요가 몰리고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는 등 회복되는 분위기였다. 호반건설이 영종국제도시A47블록에 지난 4월 분양한 '호반써밋 스카이센트럴'은 418가구 모집에 169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1대1을 기록했다. 최고경쟁률은 25.5대1(전용 84㎡A 기타지역)에 달했다. 당시 인근 수도권은 규제에 묶였지만, 영종도는 규제에서 제외돼 투자수요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영종도는 그러나 6·17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뒤 분위기가 급변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수도권 분양시장 과열을 조장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영종도가 속한 인천(강화·옹진 제외)과 수도권 지역 대부분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시가 9억원 이하는 50%, 9억원 초과는 30%로 제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50% 적용을 받게 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주택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가 배제된다. 또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전매가 불가능하다.

인천 전역이 규제에 묶이면서 인천 내에서도 소위 투자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똘똘한 한 채'를 찾으려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이 인천 연수구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이후 분양했음에도 624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2만7922명이 접수해, 평균 44.8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송도는 풍부한 생활 인프라와 개발 호재 등으로 인해 수요자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연초만 해도 분양시장 인기가 너무 좋다 보니 수도권의 경우 웬만하면 분양성적이 잘 나오는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수도권 전역의 대출·세금·전매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기수요가 걸러지고 같은 지역도 입지가 약한 곳은 외면받고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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