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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미국이 중국과 전쟁하면 못 이긴다고?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3-03-02 11:32 송고 | 2023-03-02 19:00 최종수정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을 벌이면 누가 이길까? 국제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이 같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여기에 대한 답을 미국 최고 권위지 뉴욕타임스(NYT)가 내놓았다. NYT는 지난달 27일 오피니언 난을 통해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하면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호주의 군사전문가로, 미 전략예산센터 객원 선임연구원 겸 호주 전략포럼 대표인 로스 배비지의 글을 오피니언 란에 싣고 이같이 전했다.

배비지는 곧 출간될 '다음번 주요 전쟁 : 미국은 우방과 함께 중국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The Next Major War: Can the US and Its Allies Win Against China?)의 저자다.

그는 미국인이 아니라 호주인이어서 나름대로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는 미중이 전쟁을 벌이면 사상 최초로 미국 대륙이 전장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은 중국에 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 근거로 4~5가지를 제시했다. △ 미국이 영국과의 독립 전쟁 이후 처음으로 전장이 돼 미국 본토가 미증유의 피해를 입어 미국인의 공포가 최고조로 치솟을 것이라는 점 △ 중국의 군사력이 미국에 버금갈 정도로 컸고, 정보전에도 능하다는 점 △ 중국이 해상 운송망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 △ 중국 제조업 생산이 미국의 2배라는 점 등을 이유로 미국이 중국에 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군사력이 미국에 버금갈 정도고, 정보전에 능하다는 점은 전쟁이 직접 발생해야 알 수 있다. 오히려 중국의 군사력이 생각보다 형편없다는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전쟁이 한 달 이내에 끝날 것이라고 대부분 전문가들은 예상했었다. 그러나 우크라 전쟁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전투력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터이다.

해상 운송망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결정적 패인이 될 수 없어 보인다. 개전 초기에는 미국이 어려움을 겪겠지만 중국 이상으로 미국과 일본, EU도 해상운송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자국은 물론 EU와 일본의 해상 운송수단을 동원, 중국의 해상 운송망 장악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독립전쟁 이후 처음으로 전장이 될 수 있는 점, 특히 제조업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진 점은 중국에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영국과의 독립전쟁 이후 해외에서 전쟁을 많이 했지만 국내에서 전쟁을 한 적은 거의 없다. 미중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 본토가 전장이 된다. 이는 사상초유의 사태로 미국인의 공포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중 제조업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여러 면에서 세계 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2004년 미국 제조업 생산은 중국의 2배였으나 2021년에는 중국의 제조업 생산이 미국의 2배다.

중국은 선박, 철강, 스마트폰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며 군수산업의 토대가 되는 화학제품, 철강, 중장비, 전자제품 최대 생산국이다.

군수품을 언제든지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 제조업 생산력의 절반에 불과하다.

실제 미국의 이 같은 약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으로 미국의 핵심 군수 물자 재고가 바닥날 정도다. 이를 채우는 데만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중 전쟁은 세계의 패권을 두고 벌이는 아마겟돈(최후의 전쟁)이다. 따라서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 장기전은 군수능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언급했던 대로 미국이 ‘민주주의의 무기고’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제조 기반이 중국에 추월당했다. 미국은 더 이상 민주주의의 무기고 역할을 못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중국에 크게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제조업을 부활시키지 않는다면 중국과 전쟁에서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배비지의 분석은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다른 것은 아직 예단할 수 없다.

배비지의 분석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중이 전쟁을 벌이면 한반도가 자동적으로 전쟁터가 된다는 점이다.

그는 중국의 전쟁 시나리오를 인용, 미중 전쟁이 대만전쟁으로 시작될 것이며, 중국은 신속한 육해공, 사이버 공격으로 몇 시간 안에 대만의 핵심 전략 목표를 장악해 미국 등 서방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후 중국은 1350기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로 일본, 한국, 필리핀, 서태평양 지역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것이다.

일본 한국 필리핀의 공통점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들 미군 기지를 이용해 초동대응에 나설 것이다.

중국은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이들 군사기지에 대한 폭격을 감행할 것이다. 한국도 미중 전쟁의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미 이런 경험을 했다. 한국전쟁의 본질은 전쟁터만 한국이었지 미중전쟁이었다는 점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인 소련이, 세계 최대 인구국인 중국이 각각 공산화하자 사실상 세계의 절반이 공산화됐다고 보고, 한국이 애치슨 라인(미국의 방위선) 밖에 있었음에도 참전을 결정했고, 중국은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과 국경을 맞대는 것이 두려워 참전했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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