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봉준호 감독 "북한 소재 영화화? 충분히 가능…내 이모도 북한 거주"①

영화 '괴물' 4K 버전 佛 개봉 기념 '봉준호의 날' 행사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와 마스터클래스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이준성 기자 | 2023-02-27 18:45 송고 | 2023-02-27 21:01 최종수정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그랑렉스’(Le Grand Rex) 극장에서 열린 봉준호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에서 봉 감독이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그랑렉스’(Le Grand Rex) 극장에서 열린 봉준호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에서 봉 감독이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대한민국의 감독으로서 북한은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는가?"(티에리 프레모)
"충분히 될 수 있다. 많은 감독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도 있다. 내 이모도 북한에 계신다. 그런 상황은 되게 흔하다."(봉준호 감독)

봉준호 감독이 영화 '괴물'의 4K버전 프랑스 재개봉을 기념해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그랑렉스(Le Grand Rex) 극장에서 진행된 마스터클래스(거장과의 대화)에서 진행자 티에리 프레모의 질문에 이 같이 대답했다.
이날 봉 감독은 "특이하고 초현실적인 것은, 이렇게 헤어진 가족들이 법적으로 서로 연락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독과 서독의 경우 분단 되었을 때에도 서로 최소한의 연락을 할 수 있었는데, 한국은 독특한 초현실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6.25 전쟁 이후에 헤어졌던 가족들이 70년 가까이 서로 연락을 못하고 있다, 생사를 잘 모른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하고 전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인데 또 한편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나, 언젠가 이런 상황이 영화로 충분히 다뤄질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그랑렉스’(Le Grand Rex) 극장에서 열린 봉준호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에서 봉 감독이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br><br>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그랑렉스’(Le Grand Rex) 극장에서 열린 봉준호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에서 봉 감독이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괴물'의 레퍼런스는 스티브 부세미"

최근 영국에서 신작 '미키17'의 촬영을 끝낸 봉준호 감독은 이날 마스터클래스에서 진행자로 나선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와 함께 '괴물'과 '기생충', 한국 영화와 사회 등을 화두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괴물'은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세번째 장편 영화다. 당시 1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한 이 영화는 '기생충' '마더'와 함께 봉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봉 감독은 '괴물'의 4K 버전을 큰 스크린에서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시 보는 것이)괴롭다, 저건 왜 저렇게 했지? 여러가지 후회들이 많다, 큰 스크린에서 '괴물'을 본 것이 12년 만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이 영화는 지금 봐도 연출, 시나리오, 미술, 특수효과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티에리 프레모의 극찬에 "사실은 편집을 다시 하고 싶은 데가 조금 있다, 고치고 싶은 데가 있다, 마음이 그렇다, 어디인지는 비밀이다"라고 대답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을 "이상한 위치에 있는 영화"라고 회상했다. 한국 영화로서는 큰 규모의 영화였지만, 미국의 몬스터 영화 장르를 기준으로 볼 때는 제작비가 많이 부족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도 이 영화에 '괴물'이 정확히 115쇼트(shot) 등장한다는 것을 기억한다, 각 장면 장면이 너무 비쌌기 대문에 괴물의 등장 횟수를 조절하면서 제작했어야 했다, 이런 예산의 압박을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극복하려고 많이 애썼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그랑렉스’(Le Grand Rex) 극장에서 열린 ‘봉준호의 날’ 행사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마친 봉준호 감독이 객석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Vincent Zafra / Illusion Story 제공)2023.2.27/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그랑렉스’(Le Grand Rex) 극장에서 열린 ‘봉준호의 날’ 행사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마친 봉준호 감독이 객석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Vincent Zafra / Illusion Story 제공)2023.2.27/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그랑렉스’(Le Grand Rex) 극장에서 열린 ‘봉준호의 날’ 행사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마친 봉준호 감독과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객석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Vincent Zafra / Illusion Story 제공)2023.2.27/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그랑렉스’(Le Grand Rex) 극장에서 열린 ‘봉준호의 날’ 행사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마친 봉준호 감독과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객석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Vincent Zafra / Illusion Story 제공)2023.2.27/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괴물'과 '기생충'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가족'이다. 봉준호 감독은 "내 영화는 '가족'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다"며 "한국의 상황이란 게 항상 그렇다. 모든 것이 격렬하다, 사람들마다 사연이 많고 스토리가 풍성한 나라다, 좋게 말하면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많이 주는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들면 아이슬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10년 동안 벌어질 사건들이 한국에서는 일주일만에 다 터진다, 사건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티에리 프레모는 영화 '괴물' 속의 괴물은 절대적인 악당처럼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괴물은 헛발을 딛고 굴러떨어진다, 허점이 많은 아이"라고 수긍했다.

이어 "사실 '괴물'의 레퍼런스가 된 배우는 '파고'의 스티브 부세미였다, 총을 맞아서 막 괴로워 하는 장면이 있지 않나? 거기서 스티브 부세미가 피가 나고 아프니까 막 신경질을 낸다, 약간 그런 느낌이다, 괴물의 디자이너와 애니메이터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 "'히치코키언'? 영광스러워…넷플릭스 유연해지길"②>에 계속


eujenej@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