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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 공포에 고정금리로 '우르르'…대출비중 3년래 최고

12월말 고정금리 대출 비중 43.2%…2020년 3월 이후 최고치
시장금리 하락으로 변동형보다 금리 낮아지자 대출자 몰려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2023-02-01 05:35 송고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의 현금인출기(ATM)에서 시민들이 입출금을 하는 모습. 2022.12.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의 현금인출기(ATM)에서 시민들이 입출금을 하는 모습. 2022.12.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차주들로부터 외면받아왔던 고정형 대출의 비중이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향후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대출시장에 확산된 데 더해, '페널티'로 꼽히던 금리 역시 변동형 대비 낮게 형성되면서 차주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등으로 앞으로 대출금리가 하향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대출자들의 금리 선택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43.2%로 나타났다. 2020년 3월(44%)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고정형 대출 비중은 전체의 17.4%로 시장에서 찬밥 취급을 받아왔다. 금리상승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으나, 고정형 금리가 변동금리 대비 높은 수준에 형성되자 당장이라도 이자 비용을 아끼기 위해 변동형 상품을 선택해왔기 때문이다. 보통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고정형 금리를 선택해 금리 상승 리스크를 줄이는 게 일반적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해 5월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11~6.39%로 변동형(신규코픽스 기준) 대비 상단 금리가 1.14%포인트 높았다.

고정형 대출 비중은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단행한 7월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7월 17.5%였던 변동형 비중은 10월 29%, 11월 36.8%까지 올랐다.
특히 변동형 금리가 고정형 금리를 본격적으로 앞지른 12월엔 40%대까지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시장안정 조치 등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전환으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금융채 5년물이 하락한 반면, 은행권 예금 금리 상승으로 변동형 상품의 준거금리인 코픽스는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지난해 12월8일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36%에서 같은 달 29일 7.72%로 올랐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같은 기간 연 6.25%에서 6.20%로 내렸다.

고정형 비중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은행이 경기 침체를 의식해 올해 더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대출금리 상승을 최소화해 달라고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 최근 들어 변동형 상품 문의 건수가 더 많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차주들은 향후 금리 전망보다 당장 이자가 적게 나가는 대출을 선호하긴 하나,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다시 변동형 대출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의 이자 비용보다 향후 금리 추이를 더 중요하게 보는 기업 고객의 경우 벌써 변동형으로 돌아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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