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이더리움, 파생상품 '뱅크런' 우려에 급락…일주일 전보다 36%↓

이더리움 대출 서비스서 상환 요구 빗발치자 유동성 불균형 발생
셀시우스, '뱅크런 사태' 발생 막기 위해 출금 중단 조치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2022-06-13 23:54 송고
암호화폐 이더리움 이미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암호화폐 이더리움 이미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투자심리가 위축된데다 이더리움 기반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뱅크런' 우려가 급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11시 25분 기준, 이더리움은 1219.02달러로 전일 대비 15.35%, 일주일 전보다 36.04% 급락했다. 이더리움의 1300달러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5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6% 상승했는데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8.3%를 웃돈 수준이다. 해당 수치 발표 이후 이더리움은 눈에 띄는 반등 없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이 위기에 봉착했다'라고 우려하는 주된 이유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영향보다는 이더리움 관련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인 셀시우스에서 발생한 뱅크런 압박 때문이다.

◇ ETH 대출 서비스 진행한 셀시우스, '손실 숨김' 의혹받자 상환 요구 빗발쳐
셀시우스는 stETH라는 디파이 플랫폼 리도(Lido)에서 발행한 코인을 담보로 맡기면 70%가량 이더리움을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stETH는 리도에 이더리움 스테이킹을 맡겼다는 일종의 증표와 같은 것인데 이는 ETH와 1 대 1로 가격이 고정된다.

투자자들은 리도에서 이더리움을 대신으로 받은 stETH으로 셀시우스에서 이더리움으로 대출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받은 이더리움을 다시 리도에 맡겨 stETH를 받으면 또다시 이를 셀시우스에서 이더리움을 대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자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러한 서비스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리도도 이더리움 스테이킹에 대한 몸집을 키워왔다.

문제는 최근 셀시우스가 '더티버블미디어' 등 업계 구성원으로부터 지난 1년간 800억원에 해당하는 손실을 고객에게 숨겼다는 의혹을 받자 다수의 고객들이 셀시우스 측에 ETH의 상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생겼다. stETH을 이더리움으로 교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셀시우스가 고객에게 환급해야 할 stETH과 이더리움의 유동성 풀 사이에서 불균형이 발생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stETH의 가격이 급락하는 문제를 초래했다.

실제 최근 디파이 플랫폼 커브에서 stETH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져 ETH과 1대1 교환이 되지 않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두 코인의 1대 1 고정 가격이 깨질 경우 '테라 사태'처럼 뱅크런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stETH 가격은 계속해서 급락할 것이고 이더리움을 빌린 사람들의 담보도 청산될 수 있다. 이는 서비스를 진행해왔던 셀시우스도 마찬가지다.

셀시우스는 리도 등 다른 디파이 플랫폼에 예치해 그 이자를 고객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했는데 투자자들의 인출 요구가 밀려들어오자 거래 중인 다른 디파이에서 자금을 빼서 이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웹3 애널리스트 '스몰캡사이언티스트'는 이와 관련해 "셀시우스가 stETH의 상환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환급해야 할 ETH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면서 "막대한 슬리피지 손실과 많은 부채로 인해 셀시우스가 stETH를 매도하거나 추가 대출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은 ETH와 stETH간 디페깅이 심화되면서 셀시우스가 청산당하는 것"이라며 "이미 이를 눈치챈 고래들은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이더리움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2.6.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1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이더리움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2.6.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 셀시우스, '테라 사태' 같은 뱅크런 발생 우려해 출금 중단 조치

셀시우스는 '테라 사태'에서 발생한 '뱅크런' 사태의 재현을 우려해 13일 출금 중단이란 강수를 뒀다. 셀시우스는 13일 공식 블로그에 "극단적인 시장 상황으로 인해 출금, 스왑, 계정간 이체를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동성을 안정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커뮤니티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셀시우스는 출금 재개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셀시우스가 청산을 당할 경우 이더리움의 전체 스테이킹 규모 중 32%를 차지하는 리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리도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물량인 약 444만개를 제외하고서 약 412만개로 가장 많은 이더리움을 가지고 있다.

리도에 셀시우스의 뱅크런 여파가 퍼질 경우, 폭락세를 보이는 이더리움의 가격 낙폭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이더리움 디파이 생태계에 대한 타격은 물론 암호화폐 시장이 좀처럼 반등하거나 상승하지 못하는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 시기를 더 오랫동안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ine124@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