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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사태에 방역 체계 '미비' 드러낸 북한…"약물 과다로 사망하기도"

'코로나 변이' 추정 열병 확진 하루 만에 17만 명…사망자 속출 우려도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22-05-14 11:14 송고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당 중앙위 정치국은 최대비상방역체계의 가동실태를 점검하고 정치실무적대책들을 보강하기 위하여 5월14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협의회를 소집했다"라고 보도했다. 협의회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주재했다. 신문은 전날 하루에만 전국에서 17만4400여 명의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하는 등 지난 4월 말부터 5월13일까지 누적 52만4400여 명의 유열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누적 사망자 수는 27명이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갑작스럽게 맞이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나서 상황 통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북한은 14일 김 총비서 주재 정치국 협의회를 열어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는 새벽에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전날인 13일에만 17만4440여 명의 '유열자(발열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4월 말부터 12일까지 유열자가 35만여 명이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이번 열병 사태가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전날까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과 코로나19 변이 '스텔스 오미크론'을 구분하던 북한은 이날 보도에서는 이를 구분해 명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열병을 코로나19 변이로 간주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협의회에서 직접 이번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제기했다.

동시에 "현 상황은 통제 불능한 전파가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과학적 분석'에 따른 것으로 대부분의 병 경과 과정이 순조롭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누적 52만4440여 명의 확진자 중 24만3630여 명이 완치됐다고도 밝혔다.

그럼에도 북한은 아직 체계적이지 못한 방역 시스템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보고를 통해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노동신문은 이에 대해 "대부분의 경우 과학적인 치료방법을 잘 알지 못해 비롯된 과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말부터 '열병'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수도 외에 지방에서는 여전히 체계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전히 자가진단에 의지하고 있거나, 의료 시스템이 아니라 별도의 루트로 구입한 약물 오남용 문제가 드러난 셈이기도 하다.

김 총비서는 이 같은 상황을 '선진적 방식'을 도입해 해결해야 한다며 중국의 방역 방식을 도입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변이의 재확산을 강력한 수준의 통제로 대응하고 있는데, 북한 역시 이를 따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방침이 중국의 물자와 인력의 지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북한은 또 "예비 의약품을 신속히 보급하겠다"라며 "수요 약품의 수송과 공급에 국가적인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의약품이 환자들에게 제때에 적실하게 전달, 이용되도록 해야 한다"라며 관련 절차 마련을 확정했다.

김 총비서는 "언제나 인민과 운명을 함께하겠다"라며 "하루빨리 온 나라 가정에 평온과 웃음이 다시 찾아들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으로 가정에서 준비한 상비약품들을 본부 당 위원회에 바친다"라고 말해 최고지도자용 약품도 인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변이 추정 열병의 대유행과 이 같은 취약한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북한의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3주간 6명이었던 사망자가 전날인 13일 하루에만 21명이 발생한 것은 이 같은 우려를 증폭시킨다. 다만 북한은 아직 국제사회에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앞으로 적어도 수개월 간, 길게는 내년까지도 북한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대혼란이 예상되는데 북한이 독자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외부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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