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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곡3' 전노민 "설마 시즌1보다 더 욕 먹겠어? 했는데…" [N인터뷰]①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2-05-12 07:00 송고 | 2022-05-12 09:20 최종수정
배우 전노민 / TV조선 제공 © 뉴스1
배우 전노민 / TV조선 제공 © 뉴스1


배우 전노민 / TV조선 제공 © 뉴스1
배우 전노민 / TV조선 제공 © 뉴스1
'전보다 더 욕을 먹겠어?'했는데 '설마'가 현실이 됐다. TV조선(TV CHOSUN)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에서 불륜남 박해륜 역할을 맡은 배우 전노민(56) 이야기다.
지난해 시즌1을 시작으로 최근 종영한 시즌3까지, 불륜남 박해륜의 언행은 뻔뻔함을 넘어 '찌질'해졌다. 방송을 하는 동안 식당 아주머니들의 친절한 인사를 포기하며 살았다는 전노민이다. 그는 시즌3에서 박해륜이 반성하는 모습을 기대했다고. 그러나 갈수록 갈팡질팡하는 캐릭터를 보며 씁쓸하고 답답함을 느꼈다.

시원시원한 욕도 먹었지만 이것 역시 배우이기에 겪을 수 있는 귀한 경험이다. 전노민은 "배우인생에서 잊지 못할 2년이었다"라고 돌아봤다. 곧바로 차기작을 준비한다. 전노민은 무게감 있는 역할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종영소감이 궁금하다.

▶처음에 '결사곡' 시작할 때 대학원에 들어갔는데 끝날 때 되니 졸업을 할 때가 되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게 실감이 났다. 학교 졸업할 때 되니까 같이 시작해서 같이 끝나는 기분이다. 남들은 시원섭섭하다고 하는데 나는 좀 많이 시원하고 후련하기도 하더라. (웃음) 어두운 동굴에 들어가서 헤매다가 얼떨결에 탈출구를 만난 느낌이다. 이제는 다른 걸 조금 더 해볼 수 있겠다 싶다. 시즌1보다 시즌3에서 더 욕을 먹을 줄은 몰랐다. 식당에 가면 아주머님들이 좋아한다면서 반찬도 더 주시고는 했는데 요즘에는 '아유' 라며 말을 안 하신다. 아주머님 표정을 보면 내가 욕 먹는 역할을 했구나 싶다. 아쉬움도 있다. 2년을 출연했는데 한 순간에 허전해진 느낌이다.
-시즌3에서는 반성할 줄 알았다.

▶그래서 많이 아쉽다. (작가가) 만회할 기회를 주시려나 했는데 더 '찌질'하게 만들어주셨다. 시즌1, 시즌2보다 욕을 아주 듬뿍 배부르게 먹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알지 않나. 입 돌아가니까 '저럴 줄 알았다'고 하시고.(웃음) 그래도 결말은 달라지려나 했는데 마지막까지 변함이 없어서 힘들었다. 끝까지 '찌질'하구나 싶었고 내가 봐도 짜증나겠다 싶더라. 다시 시작할 수 없냐고 하지를 않나.

-시즌4가 제작되고 만회할 기회를 얻게 된다면 출연할 생각이 있나.

▶시즌4 여부를 내가 말하기는 어렵다. 내 권한은 없지 않나. 그래도 이제 좀 힘들다는 생각은 든다.(웃음)

-들은 욕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너무 다양하게 들어서 뭐가 제일 심한 건지 모르겠다. 벌 받았다, 시원하다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만회할 기회가 있었으면 그런 점도 상쇄됐을텐데 아쉬움도 있다.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캐릭터를 바라보는 심정이 어떻게 변화했나.

▶하다 보니까 오기도 생기고 시즌2에서는 욕 먹으려면 확실히 먹자는 생각이었다. 점점 이 캐릭터가 되어 가는 것 같더라. 찌질해지는 기분도 들고.(웃음) 내가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받는 스트레스가 (연기로) 나오는 것 같더라. 그때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내가 실제로 그런 사람인가 하는 오해를 듣는다. 한 캐릭터를 오래 하면 동일시하는 분들이 생긴다. 이제 이 캐릭터를 벗는 시간도 필요할 것 같다.

-시즌 통틀어서 제일 힘들었던 장면은.

▶늘 힘들어서 하나 꼽기는 어렵지만 딸과의 갈등이 힘들었다. 분명히 욕 먹을텐데 걱정이 있었다. 딸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어설프게 하면 이상할 거 같아서 완전히 돌아버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눈이 무섭게 도는 느낌이더라. 그 장면이 어려웠고 그 뒤는 자연스럽게 대본대로 이어졌다.

-시즌3부터 배우가 교체된 역할도 있어서 몰입에 힘든 점은 없었나.

▶한 드라마에서 중도 투입되는 것도 힘든데 시즌3부터 투입되는 게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내가 상대하는 어려움보다 소화하는 배우들의 어려움이 컸을 것이다. 지영산씨는 대사나 연기때문에 자주 찾아왔던 기억이 난다. 오랜 시간 같이 연습을 했다. 판사현(강신효 분)도 고민이 있으면 이야기 나누기도 했다.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게 선배가 해줘야 하는 일인 것 같기도 하고.

-시즌2에서는 신유신을 가장 나쁜 남자로 꼽았는데, 시즌3를 마친 지금은 어떤가.

▶나보다 나쁜 놈은 없구나 싶다. 천하에 나쁜 놈이다. 찌질하고 안 되어 보이기도 한다.

-욕을 많이 먹었다는 건 그만큼 연기를 잘했다는 것 아닐까.

▶아예 못하지는 않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욕 먹을까봐 연기를 불성실하게 하면 그만큼이 안 됐을텐데 내가 내 장면을 보면서도 짜증이 날 때가 있었다.(웃음)

-특히 된장 반찬 찾을 때 욕을 많이 먹지 않았나.

▶스태프들이 돌리기도 했다. 그러면 집 된장 한 숟가락만 떠다 주면 안 되냐라고 했다. 왜 집된장일까 ,(박해륜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집도 명의는 안 바꾸고 내가 살면 안 되냐고 하지 않나. 당연히 안 되지. (웃음) 내 성격과 너무 안 맞는 친구다.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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