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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롱 코비드' 선언 후 유럽 곳곳 클리닉…韓 2년째 대책 깜깜

[롱 코비드]⑤NHS, 전문 치료센터 설립에 2400만파운드 투자·90곳 운영
미국도 후유증 대응 표준화 '헬스+' 집중…선진국 치료 체계 마련 속도

(서울=뉴스1) 특별취재팀 | 2022-04-20 06:30 송고 | 2022-04-25 09:10 최종수정
편집자주 코로나19로 인한 족쇄였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1개월 만에 해제되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간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가볍게 스쳐 지나간 이들도 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증세와 강도도 저마다 다르고 이를 규정한 정확한 의료적 명칭도 없지만 먼저 사회적 관심을 갖기 시작한 해외의 사례를 들며 '롱 코비드'라 부르기 시작했다. 전 국민 3명 중 1명이 확진자라는 현실에서 코로나19 후유증 문제는 일상회복을 위해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넘어야 할 거대한 파도가 되어 밀려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년여 전 시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관계자들이 냉온풍기 등의 물품을 철거하고 있다.  2022.4.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년여 전 시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관계자들이 냉온풍기 등의 물품을 철거하고 있다.  2022.4.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일상회복을 위한 출발선에 섰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세계 공중보건 회장을 맡고 있는 데비 스리더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의 말로 확인된다.

그는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 종식은 불가능하다"며 본인의 초기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하면서 "향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는 노력과 함께 '코로나19 감염 장기 후유증'(롱 코비드) 관리에 특히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과 영국을 필두로 전 세계 여러 국가는 확진자 중 '롱 코비드' 환자들에 주목해왔지만 우리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한국 입장에선 선제적으로 '롱 코비드' 관련 연구와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해 온 해외 사례들을 참고해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 

  '롱코비드(Long Covid)'는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현상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 뉴스1
  '롱코비드(Long Covid)'는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현상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 뉴스1

◇확진자 중 '최대 80%' 롱 코비드…관련 질환만 200여개

세계보건기구(WHO)는 증상 발현 후 3개월 이내부터 최소 2개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등은 감염 시점부터 4주 뒤에 보이는 증상을 '롱 코비드'로 정의했다.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완치 판정 이후에도 장기간 이유를 알 수 없는 '후유증'을 겪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CNN에 따르면 관련 증상들도 가장 흔한 피로감, 호흡곤란, 인지장애부터 가슴 통증, 후각·미각 상실, 근육 약화 등 200개 이상이다.

지금까지의 관련 연구를 종합해보면 확진자들 중 최소 10%에서 최대 80%까지 롱 코비드로 고통받고 있을 만큼 이는 특이 사례가 아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지난달 롱 코비드를 경험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전체 확진자 중 10~30%로 추정했다.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지난해 8월 실린 논문에서는 전체 확진자 중 80%가 1가지 이상의 장기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했다.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는 코로나19 확진자 3명 중 1명은 반년 후에도 후유증이 지속되는 롱 코비드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를 이달 초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UCLH) 롱 코비드 클리닉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진들.(트위터 갈무리)© 뉴스1
영국 런던에 위치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UCLH) 롱 코비드 클리닉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진들.(트위터 갈무리)© 뉴스1

◇英 '롱 코비드' 클리닉 약 90곳 운영…美, 관련 대책에 552억 투자

전 세계 여러 국가가 롱 코비드 관련 연구와 대책 마련을 하고 있지만 선두주자는 영국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2020년 10월 이미 롱 코비드 관련 초기 대응을 발표했다. 당시 영국은 롱 코비드 클리닉 설립을 위해 2400만파운드(약 385억원)를 투자했고 현재 90여곳을 운영 중이다.

NHS는 지난해 7월 '롱코비드: 국민보건서비스 계획 2021~2022'를 통해 1억파운드(약 1607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도 발표한 상황이다.

NHS에 따르면 영국 내 롱 코비드 클리닉에서는 진단과 치료, 재활, 정신건강 상담 등 증상과 관련해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롱 코비드 관련 증상에 맞춘 대처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스코틀랜드 정부는 롱코비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돕기 위해 지역 보건 위원회에 1000만파운드(약 160억원) 규모의 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최근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롱 코비드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백악관은 지난 5일 미국 보건복지부(HHS)와 함께 120일 이내에 연구 계획을 구체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투자 규모만 5500만달러(약 678억원)다.

HHS는 롱 코비드 전문 클리닉 설치에 2000만 달러(약 243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롱 코비드 전문 클리닉에서는 표준화된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헬스+' 프로젝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3년 예산에서 2500만 달러(약 303억원)를 CDC에 추가로 할당해 롱 코비드 연구에 투자할 방침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코로나19 관련 연설을 갖고 의회에 관련 예산을 처리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코로나19 관련 연설을 갖고 의회에 관련 예산을 처리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伊·佛 등 유럽 국가들도 클리닉 운영 계획 발표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앞다퉈 롱 코비드 관련 클리닉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영국의학저널(The BMJ)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호흡 치료'를 위해 지난해 5월 2800만유로(약 373억원), 올해 2400만유로(약 319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프랑스 보건당국(HAS)의 경우 지난해 2월 롱 코비드 환자 후속 조치를 위한 공식 지침을 발표했다. 여기서 심리학자,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환자에 대한 치료를 맡는다.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두 명의 의사가 정부로부터 180만유로(약 24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처음으로 '롱 코비드 클리닉'을 개설했다.

노르웨이 경우 벤트 호이 전 보건장관이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롱코비드 환자를 위한 클리닉 설립을 추진했으며 현재 4곳을 운영 중이다.

영국의학저널은 아직 유럽 국가들의 롱 코비드 관련 연구 진행 상황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전망은 밝다고 전했다.

◆롱코비드 특별취재팀=강승지, 김정현, 박동해, 원태성, 윤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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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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