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글로벌 K-웹툰]① '로판 전문' NHN 코미코…"목표는 No.1 여성향 플랫폼"

웹툰 제작 스튜디오 세우고 "100개 작품 선보일 것"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웹툰으로…IP 확보 주력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2022-03-31 06:20 송고
편집자주 '코리안 웹툰'의 기세가 심상찮다. 어린 시절, 아이들의 또래 문화로만 치부되던 '만화'가 플랫폼 기술을 만나 전세계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 섰다. 'K-웹툰'은 어떻게 전세계를 사로잡게 됐을까.
김일경 NHN 코미코 사업본부 이사(NHN제공)© 뉴스1
김일경 NHN 코미코 사업본부 이사(NHN제공)© 뉴스1

"코미코의 글로벌 전략 키워드요? 여성향 플랫폼으로 1등 하는 겁니다"

지난 22일 NHN 본사에서 만난 김일경 NHN 코미코 사업본부 이사는 수많은 글로벌 전략 키워드 중에서도 '여성향 플랫폼'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로맨스 판타지' 장르로 핵심 이용자를 확보한 경험을 살려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코미코사업본부 산하에 제작 전문 스튜디오도 4개나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자체 제작 웹툰 뿐만 아니라 한때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아내의 유혹', '명랑소녀 성공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웹툰도 선보일 예정이다.

2020년 7월 영문판 코미코 '포켓코믹스'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도전에 나섰던 코미코는 올해 철저하게 준비된 작품들로 다시 한번 속도를 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메인 타깃은 여성"…로맨스 판타지로 글로벌 정조준

NHN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는 2014년 첫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후발주자다. 다만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실제 이용자의 80% 이상이 10~30대 여성일 만큼 타깃 독자층이 명확하다. 이는 코미코가 로맨스 판타지 중심의 '여성향 플랫폼'으로 글로벌 진출 방향을 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코미코의 시선은 글로벌을 향해 있다. 국내 웹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이유도 있지만 글로벌에서 성공한 작품이라면 국내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게 코미코의 생각이다.

하지만 장르를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핵심 이용자를 꾸준히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용자 확장성에 있어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웹툰 업계에서 공식처럼 자리잡은 지식재산권(IP) 활용에도 한계가 있다.

김 이사는 "확장성이 축소되는 부분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코미코가 잘 하고 있는 로맨스 판타지 장르를 집중 공략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 확고히 가져가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전략 배경을 설명했다.

코미코 히트작 '아무튼 로판 맞습니다'(유튜브 갈무리)© 뉴스1
코미코 히트작 '아무튼 로판 맞습니다'(유튜브 갈무리)© 뉴스1

◇직접 만든 작품 100개 들고 세계로 나서는 코미코

코미코는 작품의 경쟁력을 확보할 히든카드로 '자체 제작'을 내세웠다. 코미코에 소속된 PD와 작가가 기획부터 제작까지 합을 맞추는 시스템으로 히트작 '아무튼 로판 맞습니다' 역시 코미코의 '덩크스튜디오'에서 만들었다.

계획하고 있는 작품의 개수는 100개, 현재 추진 중인 작품만 50여개다. 여기에 외부 계약 등의 방식으로 작품을 더 추가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코미코가 서비스 중인 태국, 베트남,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 현지 문화 이해도가 높은 매니저들은 각국의 감성에 맞게 현지화 작업에 나선다.

김 이사는 "궁중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처럼 지나치게 한국적인 요소가 있거나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그려지지 않는 작품들은 서구권에서 호응도가 떨어져 계획을 다시 짠다"며 현지화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위해 접근성이 좋은 서울역 근처로 작업실도 마련했다. PD와 작가들이 함께 모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작 방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미코 측은 작가와의 소통이 좋은 작품의 조건이라고 생각했고 실제 피드백도 즉각적으로 이뤄져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NHN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NHN 제공)© 뉴스1
NHN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NHN 제공)© 뉴스1

◇"IP 경쟁 심해"…흥행 판권 사들이고 자체 IP 만든다

코미코는 드라마 판권을 사들여 웹툰으로 제작하는 드라마코믹스도 선보인다. 2000년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내의 유혹', '명랑소녀 성공기' 등을 현대 분위기에 맞게 각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10개 이상의 드라마·영화 판권을 확보한 상태다.

김 이사는 드라마코믹스 전략에 대해 "남들과 똑같은 전략을 선택할 수는 없다"며 "웹소설 등 IP 확보에 대한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이미 검증된 스토리를 갖고 있는 드라마를 웹툰으로 각색하면 긍정적인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자체 IP 확보를 위해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제작 스튜디오 '라비앙로즈'도 새로 만든다. 지금까지는 외부 플랫폼에서 연재되던 웹소설 판권을 구매해 서비스했지만 이제는 코미코가 직접 만들어 IP를 보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인기 작가들과 계약을 완료했으며 이곳에서 만들어진 웹소설 작품들은 웹툰을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 범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22일 성남시 판교 NHN 플레이뮤지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일경 NHN 코미코 사업본부 이사가 자사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NHN 제공)© 뉴스1
22일 성남시 판교 NHN 플레이뮤지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일경 NHN 코미코 사업본부 이사가 자사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NHN 제공)© 뉴스1

◇포켓코믹스 성장세 등에 업고 유럽으로! 남미로!

올해 코미코의 글로벌 전략은 잘 갖춘 '웹툰 제작 시스템'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 다지기'와 '유럽·남미 개척'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난해 북미 시장 포켓코믹스는 전년 대비 매출이 6.5배 늘어 성장세는 확실하다. 지난 1월 진출한 프랑스를 주축으로 2분기 독일어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며 남미 역시 주요 공략지다.

유럽에서의 웹툰 서비스는 국내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일본에서 픽코마 서비스로 시장을 석권한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에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고 네이버웹툰은 현지 유럽 법인인 '웹툰 EU'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모든 플랫폼들이 검증된 시장을 가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며 "경쟁이 많아지는 환경에 스트레스를 느끼기보다는 성장하는 시장을 잘 선택해 진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포켓코믹스가 6배 정도 성장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여성이라는 메인 타깃을 공략해 좋은 작품들로 글로벌 시장을 확장해나가려 한다"고 다짐을 밝혔다.


leejh@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