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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던 공모주 시장 이젠 '냉랭'…'따상' 기대하던 투자시대 저무나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22-03-17 06:10 송고 | 2022-03-17 08:44 최종수정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 영업점에 놓인 청약 안내문.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 영업점에 놓인 청약 안내문.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지난해 뜨거웠던 공모주 시장이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국내 증시 하락과 함께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올 들어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범위보다 낮은 가격에 확정된 기업들이 늘어나는 데다 기업공개(IPO) 철회 기업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 보로노이는 전날 수요예측 실패로 코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보로노이는 당초 17일 공모가 확정 후 21~22일 일반청약을 진행한 뒤 30일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었지만 14~15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이후 잔여 IPO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 환경 속에서 당사의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오는 23일 코스닥에 입성하는 여성용 빅사이즈 의류 쇼핑몰 운영사 공구우먼도 부진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56.9대 1로 부진해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2만6000원) 아래인 2만원으로 내린 공구우먼은 14~15일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도 올 들어 두번째로 낮은 7.5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얼어붙은 IPO 시장에 상장 철회를 하거나 공모가를 희망범위보다 낮게 확정한 기업들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장철회에 나선 기업은 총 6곳으로, 수요예측 부진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 대명에너지, 보로노이가 상장을 철회했고 한국의약연구소, 파인메딕스, 미코세라믹스, 퓨처메디신 등은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다.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보다 낮게 확정한 기업은 총 5곳으로, 지난해 총 6곳이 공모가보다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은 악화됐다. 올해 공모가를 낮춘 기업은 인카금융서비스, 노을, 스톤브릿지벤처스, 모아데이타, 공구우먼으로 이들의 기관 경쟁률은 최고 56.9대 1, 최저 13.7대 1에 불과했다.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은 게 아니라 정상화됐다는 반응도 있다. 지난해 연간 IPO 공모금액은 역대 최고치인 20조8000억원을 달성했는데, 10조1000억원을 기록한 2010년 이후 수조원대를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공모주 시장이 과열된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공모금액이 수조원에 달하는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페이 등이 상장에 성공했다.

올해도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금액 12조8000억원, 상장 시가총액 70조5000원으로 역대 최고로 상장에 성공한 것을 제외하면 두각을 보인 기업은 없지만, 1월 IPO 공모금액은 역대 최고수준을 달성했다. 

한동안 대어급이 아닌 중소형 종목이 상장할 예정이란 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FOMC 금리인상 등 대외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점 등도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IPO 대어로 평가받던 기업들이 상장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는 점도 해당 요인에 포함된다.

특히 오는 5월부터 기관들의 이른바 '뻥튀기 청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IPO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의 기준 요건이 투자일임업 등록 후 2년 경과, 투자일임재산 규모 50억원 이상으로 강화된다.

결국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행보가 신중해지면서 이른바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지수의 조정으로 IPO 종목에 대한 선별 작업이 진행되며 공모가 확정에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며 당분간 전방 시장과 연계해 종목 선별작업을 통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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