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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심판' 김무열 "김혜수 선배님, 자신을 부족하게 바라봐…겸손" [N인터뷰]②

'소년심판' 차태주 역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2-03-08 14:10 송고
배우 김무열/ 사진제공=넷플릭스 © 뉴스1
배우 김무열/ 사진제공=넷플릭스 © 뉴스1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이 지난달 25일 공개됐다. '소년심판'은 소년법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 분)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 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재판 후에도 지속해서 소년범들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판사들의 치열하고 끊임없는 고민을 담으며 호평을 받았다.

김무열은 극 중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좌배석 판사 차태주 역을 맡았다. 소년범들을 차갑게 대하는 심은석과는 달린 상냥하게 그들을 대하는 인물이다. 초반 심은석과는 갈등하지만 연화 아파트 살인사건부터 그와 의기투합하며 사건을 이끌어가며 '소년심판'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가운데, 8일 '소년심판' 공개 기념 화상인터뷰를 가진 김무열은 극 중 차태주 역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과 '소년심판'을 만들어가며 느낀 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극 중 소년범들을 선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차태주 역을 만들어간 김무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김무열/ 사진제공=넷플릭스 © 뉴스1
배우 김무열/ 사진제공=넷플릭스 © 뉴스1
<【N인터뷰】①에 이어>

-함께 출연한 김혜수의 인상은 어땠나.

▶김혜수 선배님은 얘기하려고 하면 저희가 같이 밤을 새워야 할 정도다.(웃음) 정말 감사하고 보고 배운 점이 많다. 우선 칭찬에 대해서는 정말 상대방을 그렇게 칭찬을 하고 좋아해준다는 건, 상대배우의 관객이 되시는 거다. 김혜수 선배님은 주인공이어서 분량적으로도 그렇고 본인이 가지는 책임이 막중하심에도 불구하고 상대 배우에 대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그게 상대 배우에게 힘이 된다. 또 김혜수 배우가 주는 엄청난 존재감이 있다. 선배님이 무서운 분도 아닌데 어떤 배우는 선배님 앞에서 긴장이 되어서 대사를 잊어버릴 정도였다. 하지만 늘 칭찬을 해주시니 처음 접하는 배우들도 자신감있게 대사를 하고 그 이상의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선배님 덕분에 저희는 춤을 출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너무 겸손하시다. 항상 자신을 부족하게 바라보신다. 제가 후배임에도 어떻게 해야하느냐에 대해 질문을 하신다. 어떻게 그런 태도를 아직까지 유지하실 수 있는지 모르겠다. 김혜수 선배님과 작업을 같이 했던 배우들을보면 다시 한 번 작업을 한다면 '김혜수와 할 거다'라고 하시더라. 저도 마찬가지다.
-실제 판사를 만난 적도 있나.

▶일단 기억에 남는 건 실제 재판에 참관했는데 판사님이 입장하시고 난 뒤 기록을 살피시면서 말씀하시기 전까지의 침묵이 되게 무겁게 다가왔다는 것이었다. 제가 죄를 짓고 앉아있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가 숨을 못 쉬게 되고 긴장이 되더라. 어떻게 시작이 되어서 어떻게 끝날 것인지에 대해 엄청 긴장이 되더라. 제가 판사님이 아닌데도 어떤 말로 시작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할 정도로 중압감이 크게 다가왔다. 그런 경험이 되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실제로 판사님의 재판을 참관하면서 판사님이 내려야 하는 결정이 한 인간,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가, 또 그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 막중하게 다가왔다.

-소년범에 대해 열려있던 차태주의 마음에 변화가 왔을 거라 생각하나.

▶'소년심판'은 극이 진행되면서 소년범들을 만나고 신념이 다른 네 명의 판사가 서로 협력하고 부딪히기도 하면서 서로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성장해나가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차태주도 극의 구조상 아이들은 갱생이 가능하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이성적으로는 차태주도 정말 가능할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심은석 판사님께 사과하고 많이 오해하고 있었다고 상징적으로 말하는 것 같다.

-가장 감정적으로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다면.

▶강원중(이성민 분) 판사님을 배웅해드리는 장면이다. 이성민 선배님과 이번에 두 번째로 작업을 했고, 1, 2회 편집본을 보고 이야기를 해주신 부분도 있었고, 선배님께서 현장에서 보여주신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훌륭하신 부분도 마음 속에 있었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는 강원중 판사에 대한 차태주의 마음을 넘어서서 이성민 선배님에 대한 저의 마음도 커져있었다. 그래서 카메라가 제 쪽을 비추지 않아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차태주와 강원중의 관계 속에서의 작용도 있었는데, 그때가 또 선배님의 마지막 촬영이었다. 그래서 현실에서도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가장 충격적으로 느끼거나 아프게 느껴졌던 극 중 사건이 있다면.

▶충격적이었던 건 1, 2회에서 다뤄졌던 살인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저는 같이 연기했던 소년범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이야기 자체가 개인적으로 주는 충격도 컸는데, 소년범들의 연기를 보면서 느꼈던 충격도 상당했다. 특히 황현정 배우 같은 경우는 이번에 연기하는 게 처음이었다. 연기가 처음이었는데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 논문까지 찾아가면서 공부를 해왔더라. 그런 것에 대해 막힘없이 이야기를 할 때 너무 놀라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엘리베이터에서 대사를 할 때는 집중이 잠깐 깨졌다. 대본리딩 할 때도 그 친구가 그 대사를 쳤을 때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촬영 때 법정 안에서 패악질을 벌이고 나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을 텐데, '벌써 끝났냐'고 '자기 너무 재밌다'고 말을 하더라. 이 친구는 배우로 태어난 인간이 있구나를 느꼈다.

<【N인터뷰】③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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