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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중 견제' 인도·태평양 전략 공개…"필요할 경우 北공격 격퇴"

백악관 홈페이지 통해 12쪽 분량 문건 공개…대중 견제 의지 재천명
한미동맹·북핵 관련 내용 비중있게 담겨…"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 추구"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2022-02-12 17:48 송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공개한 인도·태평양 전략 문건©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인도·태평양 전략의 과제로 제시한 뒤 대화를 추구하겠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격퇴(defeat)하겠다는 경고도 발신했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12쪽 분량의 '인도·태평양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전략 문건을 공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한 후 1년여만에 내놓은 인도·태평양의 전략에는 대중 견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담겼다. 

우선 해당 문건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반중 연합체 성격의 쿼드(Quad) 정상회의 때 "세계의 미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 수십년간 지속하고 번성하는 데 달려 있다"고 했던 발언으로 시작한다.
문건에는 또 "바이든 대통령 하에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장기적 입지와 약속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부터 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구석구석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미국의 이같은 강화된 초점은 중국의 증가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고 적시했다.  

이어 중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영향력을 추구하고 세계 최고의 열강이 되기 위해 경제적·외교적·군사적·기술적 힘을 결합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강압과 공격은 전 세계에 걸쳐 있지만 인도·태평양에서 가장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문건은 또 호주와 인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대만 등 중국과의 분쟁 및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을 언급, "이 지역의 동맹과 파트너들은 중국의 해로운 행동에 대한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중국은 항해의 자유를 포함해 인권과 국제법은 물론 인도·태평양에 안정과 번영을 가져다 준 다른 원칙들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건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에 유익했던 규칙과 기준을 중국이 변경하는 데 성공할지는 앞으로 10년간 미국과 동맹의 공동 노력에 달려 있다며 "미국은 국내에선 우리의 힘의 토대에 투자하고 있고, 미국의 접근법과 동맹 및 해외 파트너들의 접근법을 일치시키며, 다른 나라들과 공유하는 미래에 대한 관심과 비전을 수호하기 위해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건은 "우리는 국제시스템을 강화하고, 공유된 가치에 기반을 두며, 21세기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할 것"이라고 했다.  

문건은 다만 미국의 목표는 중국을 변화시키려는 게 아니라 영향력의 균형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환경을 형성하려는 것이라면서 중국과의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나 비확산 같은 분야에서의 중국과 협력도 다짐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마련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8년 이후 두 번째다.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으로 인해 동유럽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데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 속에도 이같은 인도·태평양 전략 문건을 공개한 것은 대중 견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문건은 특히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증진 △지역 내·외부의 연결망 구축 △지역번영 추진 △인도·태평양 안보 강화 △초국가적 위협에 대한 역내 회복력 구축 등 5대 목표를 제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공개한 인도·태평양 전략 문건에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내용©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공개한 인도·태평양 전략 문건에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내용© 뉴스1

이번 전략 문건에는 한국과의 관계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해당 문건에는 중국 문제 외에 인도·태평양의 주요 도전 과제로 △기후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북한의 불법적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확대 △자연재해 등을 꼽았다.

문건은 북한과 관련해 "북한이 (역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현재 진행 중인 북한의 인권침해 대처, 북한 주민의 삶과 생활 향상을 목표로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건은 "동시에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한국, 일본과 확장 억지력 및 조율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저지하고 필요할 경우 격퇴(defeat)할 준비가 돼 있다. 역내 비확산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건에서 ‘격퇴’라는 표현을 담은 것은 새해 들어 북한이 7차례 무력시위 나서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데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건은 또 미국은 핵 및 탄도미사일 시스템과 기타 전략적 안정에 대한 새로운 위협에 대항해 확장 억지력을 강화하는 한편, 위기를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경쟁국을 포함해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건에는 한미일 3국간 협력 강화 필요성도 담겨 있다. 문건은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12∼24개월 이내에 노력해야 할 10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한미일 협력 확대를 꼽았다.

문건은 "인도태평양에서 거의 모든 주요 과제는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 특히 일본과 한국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북한 문제에 관해 3국 채널을 통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안보 이외에도 역내 개발과 인프라, 주요 기술과 공급망 문제, 여성 리더십과 역량 강화에서도 한일과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점점 더 한미일 3국이라는 맥락에서 역내 전략의 조율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건은 또 일본과 한국을 적시, "우리는 동맹과 파트너들이 서로 유대를 강화하길 권장할 것"이라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건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목표는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면서 한국, 호주, 일본, 필리핀, 태국 등 미국의 5개 조약 동맹과 관계를 심화하고 현대화하겠다고 적었다.

이번 문건은 오는 12일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하루 앞두고 공개됐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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