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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美대사 부임했는데… 주한대사는 아직도 '감감무소식'

"北문제,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뜻… 바이든 정부 '의사결정' 느려"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2022-01-26 05:00 송고
주한미국대사관. 2021.6.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주한미국대사관. 2021.6.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람 이매뉴얼 신임 일본 주재 미국대사가 최근 부임하면서 주한 미국대사가 1년 넘게 공석 중인 우리나라 상황과 새삼 비교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23일 일본 도쿄에 부임한 이매뉴얼 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감안한 10일 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마치는 대로 나루히토(德仁) 일왕으로부터 신임장을 제정 받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예방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작년 1월 출범 이후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전략의 근간인 '쿼드' 협의체(미·일·인도·호주) 및 영국·호주와의 안보동맹 '오커스'(AUKUS) 국가 주재 대사직은 모두 채웠다.

이매뉴얼 대사 부임에 앞서 작년 7월엔 에릭 가세티 주인도대사, 지난달엔 캐럴라인 케네디 주호주대사, 그리고 이달 19일(현지시간)엔 제인 하틀리 주영국대사가 각각 지명됐다.

그러나 주한 미 대사의 경우 작년 1월 해리 해리스 전 대사 이임 뒤 후임자 지명 없이 로버트 랩슨 전 대사관 공관차석(작년 7월까지), 크리스 델 코소 현 공관차석 순으로 대리대사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해외 주재 대사는 통상 상원 인준에만 수개월이 걸린다. 이매뉴얼 대사만 해도 작년 8월 대사 후보자 지명 뒤 약 4개월 만에 상원 인준을 받았다. 아직 후보자가 지명되지 않은 주한대사의 경우 대리대사 체제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특히 작년 초까지만 해도 한국계인 유리 김 주알바니아 대사,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신임 주한 미 대사 하마평에 올랐었지만, 현재는 아예 후보군조차 거명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미중 간 '등거리 외교'를 지향한다는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구상에 적극 관여하지 않고 있는 점, 그리고 △북한 관련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의 관심사에서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는 점 등이 주한 미 대사 임명 지연의 요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를 차지했더라면 주한대사 지명을 서둘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1년간 대외정책에서 많은 허점을 보였다"면서 "전체적으로 의사결정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외교관협회(AFSA)에 따르면 이달 21일 현재 미국의 190개 대사직 가운데 후보자가 지명되지 않은 자리는 약 40개다. 아시아권 국가 중에선 우리나라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필리핀, 태국, 동티모르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동안 주한 미 대사 '공백기'가 가장 길었던 때는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이임한 2017년부터 해리스 전 대사가 부임한 2017년 6월까지 1년6개월간이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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