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천시 서구 S-OIL 가좌 IC주유소(대표 김준회·40)에는 '소방차, 119구급차 요소수 급하면 그냥 오세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정해네트웍스(주)계열사 일동)'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게재됐다. 김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소방차량에 요소수 무료 나눔에 나섰다.(독자 제공)2021.11.4/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
'소방차, 119구급차 요소수 급하면 그냥 오세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정해네트웍스㈜계열사 일동)'
4일 인천시 서구 S-OIL 가좌 IC주유소(대표 김준회·40)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전세계의 요소수 부족으로 국내에서도 품귀 사태가 불거지자, 급하게 비상용 요소수 3리터짜리 120세트 확보에 성공한 김 대표가 자신의 주유소에 내건 현수막이다.
또 김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인천 남동구, 김포, 서울 광진구 등 4개 주유소를 포함해 가족이 운영하는 인천 부평구, 서울 강서구 등 지역 총 12개 주유소에도 같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요소수는 디젤 엔진 차량 주행 필수품이다.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며, SCR이 부착된 차량에 요소수가 없으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특히 소방당국이 운영하는 소방차 6748대 중 80.5%, 구급차 1675대 중 90.0%는 요소수를 사용한다.
한달 전만 해도 1만원 안팎이던 요소수는 현재 품귀 사태로 온라인 등에서 1통에 최고 2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주유소에도 사재기와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려 되팔아 이득을 챙기려는 고객들의 발길로 한달 판매할 양이 단 5일만에 동났다.
김 대표는 전날 보도를 통해 요소수 부족 불똥이 소방차량에 튈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각 거래처에 일일히 전화를 걸어 어렵사리 비상용 요소수를 확보했다. 이어 확보한 요소수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쓰일 수 있도록 주유소에서 요소수 주입을 위해 방문한 소방차량에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사설구급차량도 무료 제공한다.
김 대표는 현수막 외에도 자신의 블로그와 각 지역 소방서 등에 공문을 전달해 해당 사실을 알렸다.
1999년부터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평소 지역 요양원과 소외 계층을 위해 기부와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김 대표. 남동구 의용소방대원으로도 가입 희망 의사를 전달하면서 봉사활동을 이어가려던 터였다. 이 와중에 터진 요소수 부족 사태로 인해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무료 나눔에 나섰다.
김 대표는 "요소수 대란이 났는데, 사재기를 하거나 되팔아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들 탓에 더욱 부족 사태를 키우고 있었다"면서 "구급차하고 소방차가 출동을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급하게 요소수를 확보했고, 좋은 일에 쓰일 수 있도록 무료 나눔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봉사와 나눔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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